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양대축인 독일과 프랑스의 악재에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독일 정부는 재정위기 사태 해결에 대한 신중론을 밝혔고 프랑스는 신용등급 전망 하향 가능성이 불거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수석 대변인인 슈테판 자이베르트는 17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가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끝난 다음날인 24일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자이베르트는 “메르켈 총리는 EU 정상회담에 앞서 21일 의회에서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정상회담에서 기적 같은 해법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지금은 대담한 수단을 취할 때”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자국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유럽 구제금융 체계인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증액을 포함한 전반적 재정 조치와 관련 독일의 부담이 가장 많은 상황에서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채권단의 부담을 늘리기 위한 압박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최고 국가신용등급의 박탈 가능성도 대두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현재 ‘Aaa’인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향후 3개월 내에 ‘부정적’으로 하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정적’ 전망은 수년 안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무디스는 “프랑스는 신용등급 ‘Aaa’ 국가 가운데 가장 취약한 나라”라며 “‘안정적’ 전망을 유지하려면 경제적, 재정적 개혁안을 실행하겠다는 의지와 부채비율을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EU 정상들에게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EC 위원장은 프랑스 BFM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이 유례 없이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EU 정상들은 단호하고 단합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잇따른 악재로 글로벌 증시는 휘청거렸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13% 빠졌으며 유럽 주요 증시도 독일이 1.81% 내리는 등 일제히 하락했다.
아시아증시에서 일본증시는 1.4% 하락한 채 개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