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덮친 50년래 최악의 홍수로 일본 자동차 업계의 기사회생 노력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자동차 ‘빅3’는 길게는 22일까지 조업을 중단키로 하고 이후에 대해서는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는 입장이어서 마땅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태국의 홍수가 지난 3월 대지진·쓰나미 후유증에서 겨우 벗어나 정상 기조에 오른 일본 기업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에 따르면 도요타의 경우 생산을 1개월간 중단하면 영업이익이 230억엔가량 감소하며, 혼다는 110억엔, 닛산은 63억엔의 영업이익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도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은 “대지진의 영향으로 태국 공장은 전면 가동 중이었던만큼 홍수로 인한 생산 피해를 만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증권의 다카하시 고헤이 애널리스트는 “도요타의 공장이 침수하지 않았다 해도 부품 공급이 막히면 생산을 할 수 없게 된다”며 “대지진 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50년만의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는 태국에서는 3개월에 걸친 집중 폭우로 930개의 공장이 침수했다.
특히 혼다 공장이 있는 중부 아유타야 지역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여파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어드밴스트 리서치 재팬의 엔도 고지 애널리스트는 “설비가 침수했을 경우 기기 점검과 복구까지 감안하면 정상화까지 6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후코쿠생명의 사쿠라이 유키 사장은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불과 6개월 만에 태국에서 대홍수 피해가 일어난 것을 언급하며, “엔고로 일본 국내 생산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태국처럼 안정적인 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생기면 대체 어디로 생산을 분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지난해 일본 자동차 업계의 태국 생산은 164만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