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 사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키넥트로 대박을 칠 수 있을까.
MS가 자사 게임기 X박스360에 쓰이는 동작인식기기 키넥트를 비즈니스 용도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MS는 자동차 판매와 외과수술 지원 등 다양한 용도로 개발되고 있는 키넥트 전용 앱(응용프로그램) 개발을 공식 지원한다고 밝혔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회사는 업체들의 원활한 개발을 위해 키넥트용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배포할 계획이다.
키넥트는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등 모바일 기기 전쟁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빼앗긴 MS가 최근 거둔 거의 유일한 성공작이라는 평가다.
키넥트는 지난해 11월 4일 출시 후 60일만에 800만대가 판매돼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팔린 전자제품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 기기는 대부분 게임 용도로 팔렸으나 학계와 기업, 로봇 개발자 등은 키넥트의 뛰어난 동작인식 기능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FT는 전했다.
일부 사용자는 키넥트를 개조해 로봇 청소기와 연결시키기도 했다.
가상 외과수술이나 수술 도중 컴퓨터에 손을 대지 않고도 환자의 MRI나 X선 사진을 확인하는 등 의료와 키넥트를 접목하는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도요타는 키넥트를 통해 고객이 손짓으로 가상 쇼룸에서 차를 고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데니스 더킨 MS X박스 부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키넥트 개발 초기 단계였던 2년 전 기기 가격이 3만~4만달러(약 4430만원)에 달했던 것을 대량 생산 등을 통해 150달러로 낮춘 것이 가장 큰 성공요소”라고 설명했다.
MS는 현재 헬스케어와 교육, 광고, 자동차 등 25개 산업 분야에서 200여개 기업과 키넥트의 비즈니스 용도 확대를 위한 시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더킨 CFO는 “각각의 산업 분야에서 핵심적인 앱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알렉스 킵먼 X박스 인큐베이션센터 소장은 “동작감지 센서가 개선되고 있고 개발자들도 키넥트 개조에 점점 더 능숙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12개월 안에 교육, 학술과 상업용 앱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마이클 팻쳐 애널리스트는 “아동용 TV 프로그램인 세서미스트리트의 키넥트 버전이 최근 나왔다”면서 “미디어와 교육용 앱 등 키넥트 시장은 거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