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갤런터 예일대 컴퓨터사이언스학 교수가 애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훔쳐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각종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송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배심원들은 애플이 갤런터 교수가 소유하고 있던 회사인 ‘미러 월드’에 6억2500만달러(약 7000억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그러나 이 사건 재판장인 레너드 데이비스 판사가 지난 4월 특허는 유효하나 애플이 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이례적으로 평결 내용을 뒤집는 바람에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갤런터 교수는 컴퓨터를 연결해 협력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면서 정보·기술(IT)업계 내에서 명성을 떨쳤다.
그는 또 지난 1993년 유나바머(Unabomber)로 알려진 대학교수 출신 연쇄 테러범 테드 카진스키로부터 소포 폭탄테러를 당해 한쪽 눈과 손을 못쓰게 되면서 세간에도 유명해졌다.
갤런터 교수는 ‘미러 월드(Mirror Worlds)’라는 기업을 설립하고 지난 2001년 3월 ‘스코프웨어’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스코프웨어는 컴퓨터 속에 수많은 파일과 폴더가 흩어져 있어 찾기 힘든 점을 감안해 다양한 문서 등을 관리해 주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그러나 판매부진으로 2004년 단종됐다.
현재 헤지펀드에 인수된 미러월드는 이후 애플이 2005년 스포트라이트와 커버 플로어, 타임머신이라는 3가지 기술을 이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과 관련해 이 기술이 미러월드의 특허를 침해한 것이라며 2008년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 가운데는 당시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고(故) 스티브 잡스가 2001년 한 임원에게 보낸 이메일도 포함돼 있다.
이 이메일에는 “이 소프트웨어를 곧바로 확인해 볼 것. 우리 미래와 관련된 것이 있을 수도 있음. 곧바로 라이선스를 챙겨야할 수도 있음”이라고 돼 있다.
갤런터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배상금 가운데 얼마가 나한테 돌아올지는 모른다”면서 “아마 전체의 2%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돈 보다는 기술 진보에 대한 내 역할이 기록으로 남는 것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