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남은 것은 ‘경영정상화’

입력 2011-11-10 16:27 수정 2011-11-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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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올인…글로벌 경기 악화 변수

11개월 동안 진통을 겪어온 한진중공업 노사사태가 종지부를 찍으면서 악화일로를 걷던 경영상황도 정상화 될 전망이다.

전날 오전 사측과 노조가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경영 정상화에 대한 의지와 공감대를 형성해 합의안을 도출한 만큼 향후 경영 정상화 과정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년 만에 찍은 마침표= 한진중공업 노사사태는 10일 오후 11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전날 94명의 정리해고자 복직과 생계비 2000만원 지급, 해고무효 확인소송과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 취소 등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사측과 협의 끝에 도출했고 오늘 오후 무투표 만장일치로 극적으로 타결했다.

이번 합의안에 따라 지난해 12월 사측이 해고한 94명의 정리해고자는 노사가 합의한 날부터 1년 내에 영도조선소로 복직하게 된다.

또 조남호 회장이 앞서 국회에서 약속했던 해고자의 재취업일까지의 생계비 2000만원 가운데 1000만원을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는 3차례에 걸쳐 나눠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같은 합의사항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소송과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취소한 사람에게 적용된다.

노사는 형사 고소·고발 등도 전면 취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은 최소화 할 계획이다.

당초 노조는 이같은 합의안을 전날 오후 총회 투표를 거쳐 가결할 예정이었으나 경찰과 노조 간의 충돌이 빚어지면서 사태는 다시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듯 했다.

노조는 오늘 오후로 연기된 총회에서 정리해고 등과 관련한 노사 합의안에 대해 투표없이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정리해고에 반대해 영도조선소 내 35m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벌여온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10일 오후 농성을 풀었다. 309일 만이다.

◇“고부가가치 선박에 역량 둘 것”= 한진중공업은 회사측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고부가가치 선박기술로 앞으로 사업 역량을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10일 “앞으로 고기술·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과거 석유시추선 등을 최초로 만들었을 만큼 선박 기술력은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 193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조선사인 한진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철강선, 석유시추선을 건조한데 이어 멤브레인형 LNG선은 아시아 최초로 건조했다. 초고속 포스트 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 등도 국내에서 가장 먼저 건조한 조선사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한진중공업의 부산 영도조선소는 단 한 건의 수주도 따내지 못하는 수주가뭄 사태에 이르렀다. 이에 사측이 지난해 12월 구조조정으로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노조가 총파업으로 맞서는 노사갈등까지 불거져 이전의 조선 일번지라는 명성도 실추됐다.

조선부문 매출액도 지난 2008년 2조원에서 올 상반기 7000억원가량까지 추락했다.

현재 영도조선소에서는 탱커선 두 척을 올해 안에 선주사 측에 인도하는 것을 끝으로 일감이 바닥나게 된다.

1년 가까이 끌어온 노사 문제와 일감부족으로 상선 부문 생산직 근로자 260명에 대한 대규모 유급휴직을 단행되는 등 한진중공업의 악재는 끊이지 않는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회사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양측의 인식이 맞물리면서 극적으로 사태를 봉합하게 된 것.

다만 글로벌 경제 상황이 만만치 않은데다 현재 경영 상황도 단기간에 호전되기 힘든만큼 노조 측과 단계적이고 다각적인 방법으로 논의를 진행해 경영 상황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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