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의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농협생명의 출범을 앞둔 가운데 M&A시장에는 동양생명 등 중소형 매물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그린손해보험과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 중소형 보험사 위주로 논의되던 M&A 시장에 생명보험업계 7위의 중견보험사인 동양생명이 매물로 등장했다. 동양그룹은 최근 경영권을 팔 수 없다는 기존의 방침을 바꿔, 가격만 맞으면 동양생명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있는 곳은 내년에 출범하는 농협보험과, 신한, KB,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회사와 현대차그룹 등이 꼽히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생명은 지난해 16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우량 보험사로 현대차그룹에 매각된 녹십자생명 보다 훨씬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내년 4월에는 생보업계 4위 규모의 농협생명이 출범하는데다, 중소형사 매물이 끊이지 않아 인수주체에 따라 보험업계의 부분적인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보험업계에서는 동양생명 인수 대상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우선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KB금융지주가 꼽히고 있다. 자산 규모로 봤을 때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은행 비중(80%)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KB생명이 생보업계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이 동양생명을 인수할 경우 단숨에 생보업계 5위권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신한금융도 유력 인수 대상자로 떠오르고 있다. 계열사인 신한생명과 동양생명을 합할 경우 자산 규모가 26조원을 넘게 돼 삼성·대한·교보생명 등과 함께 ‘빅 4’대열로 뛰어오를 수 있다.
또한 지난 10월 녹십자생명을 인수한 현대차그룹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녹십자생명만으로 보험시장을 개척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녹십자생명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낮아 현대차그룹의 녹십자생명 인수가 보험업계에 끼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추가로 인수·합병(M&A)에 나선다면 업계 5위권 정도는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