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등 해외각지를 돌아다니며 명품에 대한 애정을 쏟은 이 부사장의 선택을 받은 브랜드는 바로 8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명품 ‘콜롬보 비아 델라 스피가(이하 콜롬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최근 콜롬보의 현 소유주인 ‘모레띠(Moretti)’ 가문으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브랜드 선택부터 최종계약서 작성까지 이 부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해 성사시켰다. 유럽 경기 침체로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가 매물로 나와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지안프랑코 페레’와 프랑스의 고급 패딩브랜드 ‘몽클레르’등이 이 부사장의 레이더망에 포착됐으나 결국 최종 선택은 콜롬보였다.
콜롬보는 1937년 밀라노의 어거스트 콜롬보가 만든 세계 최고급의 피혁 브랜드로 악어가죽 핸드백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밀라노 단독매장 1개에 영국, 프랑스, 쿠웨이트 등 8개 편집매장 뿐으로 희소성이 짙다. 하지만 가죽에서 최고급인 이그조틱 레더(악어 등 희귀 파충류 가죽) 분야에서 명품의 최고봉인 ‘에르메스’를 빗대어 ‘가죽계 에르메스’라고 불리우는 만큼 품질과 가치가 높은 브랜드다.
이 부사장은 콜롬보 인수 이후 가죽제품 위주의 기존 상품 외에 선글라스, 구두, 의류 등으로 라인을 확대해 ‘가죽계 에르메스’브랜드로 빨리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01년 구찌그룹 인수 후 글로벌 브랜드로 재탄생한 ‘보테가 베네타’, 싱가포르 호텔·패션 그룹 클럽21이 인수해 성공한 ‘멀버리’등을 벤치마킹한다는 방침이다.
2013년부터 세계 명품수요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 및 홍콩시장 진입을 필두로 2020년까지 매장 100개, 매출 3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워 명품왕국의 꿈을 실현시키겠다는 게 이 부사장의 전략인 것.
제일모직의 김진면 전무는 “신흥 부유층이 빠르게 늘어나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다는 전략적 판단하에 (이 부사장이) 최고급 명품 브랜드 콜롬보를 인수했다”며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력을 확대해 명품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장기적으로 이탈리아에서 콜롬보 제품을 만드는 공장들을 인수해 품질에서 최고봉에 올라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겠다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부사장이 그동안 들여온 발망, 토리버치, 발렉스트라, 띠어리 등 모두 그의 손을 거쳐 럭셔리 브랜드로 한층 도약한 만큼 콜롬보의 럭셔리 가치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경기가 좋지 않아 다양한 브랜드들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여 ‘잇 브랜드’를 품기 위한 이 부사장의 행보가 거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