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하는 대형 자동차 업체들 틈에서 오로지 소형차 하나로 실속을 차리는 기업이 있다.
일본 경차 제조업체 다이하쓰공업이 그 주인공.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외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다이하쓰가 불황을 극복한 비결을 13일(현지시간) 소개했다.
WSJ에 따르면 다이하쓰는 이익의 절반 이상을 일본 국내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해외 의존도 높은 대형 자동차 업체들이 엔고로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선방한 비결이다.
다이하쓰의 차 값은 대당 1만달러에서부터 시작하며, 일반 차보다 연비가 우수하기 때문에 알뜰족들 사이에서 인기다.
덕분에 다이하쓰는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가운데서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올들어 지금까지 다이하쓰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 업계 전체는 17% 감소했다.
다이하쓰는 다른 기업들의 아킬레스건인 서플라이체인(공급망)과 엔고 2가지도 문제되지 않았다.
서플라이체인 문제는 주요 생산 거점이 서일본에 있기 때문에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동남아시아 공장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있어 태국 대홍수 피해도 없었다.
엔고 여파도 제한적이었다.
다이하쓰는 해외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대부분을 현지 생산하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의 40%를 벌어들이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생산이 대부분.
다이하쓰는 유럽발 영향권에서도 자유로웠다. 생산 대수 130만대 가운데 지난해 유럽 판매는 불과 1만9000대였다.
지난 9일 다이하쓰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도요타자동차는 2011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의 절반 이하로 줄였다.
이에 반해 다이하쓰는 지난 10월, 2011 회계연도 순이익이 500억엔으로 기존 예상치를 35%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다이하쓰의 주가는 연초 이래 12% 넘게 뛰는 등 투자자들로부터도 강한 신임을 얻고 있다.
SMBC 닛코증권의 노구치 쇼타로 애널리스트는 “세계적인 경기 둔화가 다이하쓰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지만 오히려 경기 둔화로 연비 성능이 우수한 차량 수요가 강해지면 다이하쓰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