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경매시장이 냉랭하다. 경기침체와 맞물려 상황이 좋지 않은데 두 달 연속 경매지표가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올 초 반짝세를 보이던 낙찰가율이 부동산시장 침체 탓에 하반기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29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12월 현재 평균 낙찰가율은 올 한해 평균 낙찰가율보다 낮았다. 응찰자수도 올해 평균에 못 미치면서 경매시장 부진이 이어졌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임대사업으로 월수입을 올릴 수 있는 오피스텔과 근린주택만 유일하게 11월과 12월에 회복세를 보였을 뿐이다.
올해 경매시장에서 가장 힘을 쓰지 못한 상품은 상가다. 상가의 낙찰가율은 올 12월 59.50%를 기록하면서 올 평균 낙찰가율(66.81%)보다 7.31%p나 떨어졌다. 상가의 평균 응찰자수도 1.90명으로 평균(2.21명)에도 못 미쳤다.
평균 낙찰가율이 81.59%였던 연립·다가구의 낙찰가율도 올 하반기에 70%를 기록했을 뿐이다. 상반기 낙찰가율이 그나마 80%를 넘겼으나 상승분위기를 하반기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낙찰률도 올 초 40%대를 유지했으나 하반기에는 30% 대로 주저앉았다.
주상복합은 올해 평균 4.28명이 응찰했다. 12월 응찰자수는 3.30명으로 올 1월 7.56명과 비교하면 4.26명이 줄어든 셈이다. 주상복합의 올 평균 낙찰가율은 78.40%였으나 12월 현재 낙찰가율은 2.90%p 떨어진 75.50%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올 11월에는 65.86%로서 올해 최저 낙찰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들어 모두 2148건의 거래량을 기록한 아파트는 평균 81.66%의 낙찰가율을 나타냈다. 아파트도 12월 현재 79.00%의 낙찰가율을 보이며 고전했다. 더군다나 중소형 선호현상이 심했다. 중대형 아파트 가운데 71.3%가 유찰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월세수입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으로 근린주택과 오피스텔은 호조세였다. 근린주택은 12월 현재 낙찰가율 100.60%로 순항 중이다. 다가구주택과 근린시설이 결합해 1층을 점포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주거나 오피스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피스텔도 틈새상품으로 떠올랐다. 올해 평균 낙찰가율은 85.71%였으나 11월 들어 93.17%로 회복세를 보이고 12월 현재 90.30%로 평균 낙찰가율을 넘어섰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매매차익을 얻기 힘든 만큼 투자처를 찾다보니 수익형 부동산으로 사람들이 눈을 돌리게 됐다”며 “저금리가 지속돼 상권이 형성돼 있거나 입지여건이 좋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입찰에 나선 것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부 수익형 상품을 제외하고는 내년 경매시장 상황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하 연구원은 “보통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으면 시장이 좋기 마련인데 지금 경매시장은 그렇지 않다”면서“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크게 회복될 거 같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