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살벌한 chat①] 정수현 "칙릿으로 시작하면 칙릿만 써야하나요?"-2

입력 2012-01-0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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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수현 작가)
방송작가로 출발한 정수현은 2030 여성들을 주 타깃으로 하는 칙릿(chick let) 소설 작가로 입지를 다졌다. 칙릿은 젊은 여성을 의미하는 영어 속어 chick과 문학을 의미하는 영어 literature의 줄임말인 lit을 합쳐 만든 신조어다. 젊은 여성들의 문학이라 할 수 있는 칙릿은 1990년대 중반 영국에서 시작, 미국을 거쳐 2000년대 국내에 소개됐다. 1999년 출간된 헬렌 필딩의 소설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칙릿의 시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칙릿은 인기 장르지만 가볍다는 지적도 크다. 이를 의식해 장르 전환에 나선 것은 아닌가.

△ 정수현 : "나는 몰랐는데 지인들에게 '서른살이 되면 스릴러를 쓸 거야'라고 했었다네요.(올해 서른세 살인 정수현은 '그녀가 죽길, 바라다'를 정확히 서른살이던 2010년 본격적으로 집필했다) 끝없이 파고드는 구조의 책을 쓰고 싶었어요. 장르 전환이라고 해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하지는 않았어요. 기존 문체에서 약간의 변화가 있었을 뿐이죠. 의도가 있었다기 보다는 이 때쯤 블랙로맨스를 쓰고 싶었어요."

사실 정 작가의 블랙 로맨스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장르의 전환에 있어 특별히 파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계획에 따라서라기 보단 감성이 움직이는 대로 블랙 로맨스에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새 책은 지인들 사이에서는 '나올 때가 돼서 나온' 변화의 산물이다.

△ 이사강 : "언제인지는 기억 나지 않지만, 정 작가는 저를 만난 그 때부터 한결 같이 새로운 장르에 대해 이야기 해왔어요. 당시에 내놓은 책들과는 조금 다른 색깔의 글들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이미 칙릿 소설로 성공가도를 달릴 때였는데 만족보다는 갈증이 앞서는 느낌이었어요. '아, 열정이 넘치는 친구구나'라고 생각했죠.“

한 때 유행이었던 칙릿, 현재 영미권에서 유행인 블랙 로맨스. 트렌드만 좇는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 정수현 : "처음 집필을 시작할 땐 몰랐는데, 지금 미국과 프랑스에서 블랙로맨스가 유행이라네요. 반가운 소식이에요. 운이 좋은 거죠. 사실 칙릿으로 출발할 때도 제가 압구정 근방을 잘 아니까 내가 아는 이야기를 풀어내면 되겠다 싶었던 것이 컸어요. 블랙로맨스가 유행이라니 한국까지 이 바람이 불어닥치면 이번 책이 좀 많이 팔리려나요? 판매고를 좀 올려야 할텐데요.(웃음)"

△ 이사강 : "본인은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내가 본 정 작가는 참 감이 좋은 친구예요. 칙릿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도 그래요. 트렌드가 몸 안에 있는 친구죠. 이번 작품 역시 그의 톡톡 튀는 감각이 곳곳에 잘 배어있어요. 밝은 성격을 가진 정 작가가 어디에 이런 어두운 면을 숨기고 있었던 건지 좀 놀라운 면도 있고요."

정수현의 블랙 로맨스 '그녀가 죽길, 바라다'는 '칙릿'으로 분류되던 전작들과는 달리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가미했고 분위기도 서늘해졌다. 특유의 빠른 전개를 바탕으로 한 흡인력은 여전하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 윤재희는 어느날 교통사고로 뇌사에 빠지고, 그동안 그녀의 영혼은 유능한 미모의 변호사 이민아의 몸에 들어가게 된다. 못생기고 뚱뚱한 외모 탓에 오디션에서 거듭 낙방했던 재희는 민아의 몸을 빌려 뮤지컬 오디션을 보러 가는데 그러는 사이 뇌사상태이던 재희의 육체에서는 장기가 모두 적출돼 버려 자신의 몸으로 돌아갈 기회를 잃고 만다. 한편 과거에 성폭행당한 상처를 지니고 있던 민아는 재희의 영혼이 빙의된 채로 성폭행범에 대한 복수를 계획한다. 소담출판사. 424쪽. 1만3천원.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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