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서민 주머니 터는 은행?

입력 2012-01-0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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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탐욕’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을 늘리는가 하면은 은행 인상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은행들의 노력은 2% 부족하다. 애초에 은행에 탐욕이 덧씌워진 데는 겉모습이 아닌 사업 행태였기 때문이다. 비올 때 중소기업의 우산을 먼저 뺏어가니 고객에게는 은행이 상전이 아닐 수 없었다.

은행의 자기 우선적 행태는 서민을 대상으로도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액대출·일반신용대출의 금리 인상폭이 일반대출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은행은 이들 대출의 금리를 올리는게 더 손쉽다는 것을 이용했다.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코픽스 등을 기준으로 삼는 것과 달리 금리 변동에 대한 일정한 잣대가 없다. 은행들은 고객의 신용도를 핑계로 대출금리를 고무줄처럼 운용했다.

더욱이 은행이 대출금리는 올린데 반해 예금금리는 지속적으로 낮췄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진다.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를 통한 은행들의 이자장사에 서민들이 한복판에 서 있었다. 지난해 은행들은 사상최대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은행의 웃음 뒤에는 약자들의 주름살이 배경이었다.

올해는 문제가 더욱 크다. 경기가 하강세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소득이 늘지 않으면 빚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소액대출의 수요는 그만큼 늘어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은 자산건전성을 이유로 벽을 더 높이 쌓을 가능성이 크다. 은행이 대기업에는 철저한 ‘을’이 되어 영업경쟁에 나서면서 서민과 중소기업을 상대로는 이자장사를 지속할 경우 탐욕이란 인상을 벗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때 맞춰 은행과 금융지주사 수장들은 신년사에서 한결 같이 “은행의 사회적 책임 역량 강화, 공공성 회복” 등을 강조했다. 제발 공염불에 그치질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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