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지구촌의 화두는 ‘대선’이다. 올해 대선을 치르는 나라만 59국이다.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러시아 등 주요국 정권이 심판대에 오른다. 중국 역시 올가을 10년간 정부를 이끌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한다. 중국과 러시아 등 차기 정부가 확실시되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국은 아직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로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에 대선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는 셈이다. 6회에 걸쳐 지구촌을 뒤흔들 글로벌 ‘대선 폭풍’을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미국
② 중국
③ 일본
④ 프랑스
⑤ 유럽
⑥ 중남미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에서 대권을 향한 11개월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지난 3일(현지시간) 야당인 공화당의 아이오와 주(州)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4년에 한번 돌아오는 대선의 막이 올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맞서 정권 탈환을 노리는 공화당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7명의 후보가 혼전을 펼쳤으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릭 샌토럼 펜실베이니아주 전 상원의원, 론 폴 하원의원의 3파전이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압도적인 우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샌토럼 의원과 초접전을 펼치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가까스로 1위를 차지했다. 개표 결과는 1, 2위 후보 모두 25% 동률. 단 8표가 승부를 갈랐다.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 1년간 선두를 유지해 왔지만 강경 보수층은 그가 몰몬교 신도라는 점과 과거 온건 노선을 걸었다는 사실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는 평가다.
1위 못지 않은 2위에 오른 샌토럼 전 상원의원에게도 첫 경선은 승리였다.
아이오와 코커스가 마무리되면서 승자와 패자의 운명이 엇갈렸다.
시선은 오는 10일 열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로 쏠리고 있다.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해온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박빙으로 1, 2위가 결정됐지만 오는 10일 열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롬니의 텃밭이라는 점에서 롬니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이오와 코커스를 통해 일약 스타로 발돋움한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뉴햄프셔에서의 선전을 다짐, 결과는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한 주요 입법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등 민심을 얻지 못하는 의회에 대한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진영은 지난 대선 때 슬로건이 ‘변화(Change)’였다면 이번에는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를 표방한 ‘방어(Defense)’를 내세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바마 재선 가도의 가장 큰 걸림돌은 9%를 넘나드는 높은 실업률이다.
실업률 7%대에서 재선에 성공한 것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 현재 실업률은 8%대 후반.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제3의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양당정치제이지만 지난 1992년 대선 때는 제3의 후보가 등장해 결정타를 날렸다.
당시 아버지 조지 부시는 걸프전에서 대승해 선거전에서도 승산이 높았지만 텍사스 출신 재벌 로스 페로가 혜성처럼 등장해 자금을 풀어 무려 18.9%의 표를 확보, 부시의 표를 빼앗아가면서 최종 승리는 빌 클린턴에 돌아갔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되든 미국 역사에 큰 획을 긋는 결과가 될 것이며, 당선자는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을 갖게 된다.
운명의 날은 오는 11월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