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양보다 질’전략으로 미국 시장에서 승부할 전망이다.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 법인 대표는 “2012년(미국 시장에서) 우리의 선택은 점진적인 성장”이라면서 “고객만족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과 에너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이같은 전략은 장기적인 회사의 성공과 매출 성장을 보장하기 위한 씨앗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라프칙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정몽구 회장의 최근 행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정 회장은 올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전년의 660만대에서 40만대 증가한 700만대로 제시했다.
이는 증가율 기준으로는 전년에 비해 낮은 것이다.
크라프칙 대표의 ‘신중론’은 제너럴모터스(GM)와 도요타 등 경쟁업체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GM과 도요타 모두 세계 1위 자리에 올랐지만 판매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최근 경영악화를 경험했다.
현대차의 미국 판매는 지난해 20% 증가했다.
이는 전체 시장 성장률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매력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인 마케팅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크라프칙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성 개선에 힘입어 현지 생산은 지난해 33만8000만대를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물량의 3분의2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의 할인율과 인센티브가 타업체에 비해 낮다는 사실도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차량 한대당 평균 650달러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이는 도요타의 인센티브에 비해 3분의1 수준이며 GM과 포드에 비하면 5분의1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