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란 제재 딜레마 빠져

입력 2012-01-18 09:47 수정 2012-01-1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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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개발 막기 위해 제재 불가피…유가 급등으로 경기침체 시 재선 전략 치명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제재와 관련해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핵개발을 막기 위해 이란 제재가 불가피하나 이란 제재를 강화할 경우 유가급등으로 인한 경제침체가 우려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과 회동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제재 딜레마에 빠졌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이란 핵개발을 제재하기 위해 마련한 새 법안 이행을 위해 모든 동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말 의회가 채택한 새 ‘이란제재법’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이란중앙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경제 주체가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 금지가 골자로 이란 핵무기 개발자금을 끊는 것이 목적이다.

새 법은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갖고 있어 오는 6월 말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원유를 수입하는 동맹국들을 제재할 지를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지경에 처하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제재를 면제하거나 유예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으나 이를 남발할 경우 이란에 굴복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반면 제재를 감행할 경우 동맹국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물론 유가 급등으로 미국은 물론 경기회복을 도모하는 전 세계 경제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2월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100.71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근 유가는 10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 제재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선까지 치솟으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1%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불황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특히 6월 말은 미국 대선 캠페인이 한창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정치적 부담을 피할 수 없다는 평가다.

공화당 대선 유력 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오바마가 재선하면 이란은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란과의 갈등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진다면 이는 오바마의 재선 행보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이란산 석유 수입금지 조치를 오는 7월부터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U는 오는 23일 브뤼셀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석유 금수 등 이란 핵개발 제재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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