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노동계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30일(현지시간) 총파업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3대 노동단체는 18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그동안 긴축재정 완화를 요구하며 정부와 협상했으나 아무런 진전이 없어 불가피하게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노동단체는 “노동자들이 당면한 사회적 현실과 복지 감축으로 인한 고통을 정부에 충분히 인식시켜 줘야 한다”면서 총파업 동참을 촉구했다.
이번 총파업에는 공공노조와 민간기업 노조단체들도 참여한다.
일부 노동단체는 EU 정상회의에 앞서 EU 경제재무장관회의가 열리는 오는 24일 브뤼셀에서 ‘상징적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벨기에 정부와 EU는 정상회의가 차질을 빚지않도록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EU 내부에서는 교통과 통신, 치안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정상회의 일정을 하루 앞당기자는 제안도 나왔다.
그러나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벨기에 당국이 당일 브뤼셀 등에서 여러 편의를 정상적으로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정상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노동단체와 벨기에 정부는 이번 재정적자 감축을 놓고 작년 말부터 마찰해왔다.
벨기에 정부는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의 공공부채를 줄여 EU가 정한 기준치인 GDP의 3% 이하로 낮추기 위해 올해 예산을 초긴축예산으로 편성했다.
벨기에 정부는 당초 작년 예산 대비 110억유로를 삭감했으나 EU 집행위원회의 요구로 추가 삭감을 단행했다.
전체 삭감 규모는 세계2차대전 이후 최대인 약 130억유로다.
이에 따라 각종 복지가 줄어들고 생활이 더 어려워지자 벨기에 시민들과 노동계는 지난해 말 대규모 항의시위와 파업을 한 차례 벌였다.
노동단체의 최대 쟁점은 노령연금이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퇴직 연령을 기존 62세에서 65세로 올렸다.
물가상승에 따른 임금과 복지 보전 등도 중요한 쟁점 중 하나다. 노동계와 일부 정치인, 학자 등은 지나친 재정긴축으로 복지가 감축되는 것도 문제이며 이로 인해 가뜩이나 침체된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며 재정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금융시장의 신뢰를 얻고 EU의 제재 조치를 피하기 위해선 긴축만이 살길이고 중장기적으로 경제 기반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도 공공부채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