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상대기업 이스트먼코닥이 19일(현지시간) 연방파산법 11조에 근거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131년 역사를 자랑하는 코닥은 사진 필름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명문 기업이지만 디지털카메라 보급 등 시장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파국에 이르렀다.
통신에 따르면 코닥은 코닥 본사와 미국 내 자회사에 대해서만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해외 자회사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코닥이 맨해튼 파산법원에 제출한 파산보호 신청서에 따르면 부채는 68억달러, 자산은 51억달러였다.
코닥은 필름 사업 매출이 침체된 후 최근 10년간 디지털카메라와 프린터 분야에서 캐논과 휴렛패커드에 밀리면서 재무 상황이 악화했다.
지난 7년간 6번째 적자를 전망하던 코닥은 법인과 개인 고객용 디지털프린터로 이행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100건 가량의 관련 특허권 매각 등을 모색했다.
현재 애플과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작년 3분기(7~9월) 시점에서 코닥의 현금 등가자산은 8억6200만달러로 전년의 14억달러에서 급감했다.
코닥은 오는 26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코닥은 그러나 씨티그룹에서 9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업무는 평상시대로 계속할 방침이다.
앞으로는 재판소의 관리 하에서 보유하고 있는 특허 매각 등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5년 취임한 안토니오 페레즈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이사회와 임원들은 만장일치로 미래의 코닥을 위해 파산보호 신청이 꼭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코닥의 몰락은 작년 가을부터 불거졌다.
작년 9월 회사 측이 금융기관과 설정한 대출 한도에서 1억6000만달러를 인출한다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주가가 급락했다.
주가는 작년 12월초 1달러 아래로 추락, 이달 3일에는 뉴욕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 폐지 경고까지 받았다.
1880년 창업한 코닥은 1934년에 필름 카메라의 세계 표준이 된 35mm 필름을 출시해 ‘필름의 거인’으로서 업계에 군림했다.
1975년에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지만 고수익인 필름 사업을 고집하다 디지털카메라 보급이 일반화하면서 경쟁사에 밀렸다.
페레즈 CEO는 새로운 사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프린터 사업을 강화하고 보유하고 있는 특허 매각 등을 통해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매년 적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경영난은 한층 심각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