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기 대권의 주인공인 시진핑 부주석이 다음달 미국을 방문해 외교적 역량을 시험받는다.
미국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시 부주석이 다음달 미국을 방문할 때 티베트 상황과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전일 “시 부주석이 다음달 14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티베트와 인권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밝히면서 시 부주석의 방미가 그리 순탄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중국 내 티베트 주민들이 독립과 종교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와 분신자살을 잇따라 하는 등 티베트 문제는 중국 최고지도자들의 가장 심각한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중국 쓰촨성의 티베트족 자치주 루훠현에서는 지난 23일 무장경찰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사망자가 3~6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앞서 시진핑 부주석은 지난해 7월 티베트의 중국 편입 60주년 기념식에서 “티베트족은 중국 대가족의 일부”라며 “티베트의 안정은 중국의 안정과 직결된다”고 밝혔다.
그 밖에 위안화 절상과 무역 갈등, 남중국해 문제, 이란 핵개발 제재 등 양국은 최근 풀어야 할 경제와 외교적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국 입장에서도 경색된 양국 관계를 풀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시 부주석을 강하게 압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 재선에 도전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에 너무 끌려간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민감한 이슈 언급을 피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시 부주석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전망이다.
한편 시진핑 부주석은 방미 기간 워싱턴 이외에 아이오와주와 캘리포니아주도 방문할 예정이다.
시 부주석은 지난 1985년 허베이성의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아이오와를 방문한 적이 있다. 또 캘리포니아주는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시 부주석은 이들 지역 방문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좀 더 친밀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