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학원폭력 주범이 게임이라니…

입력 2012-01-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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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가 학교폭력의 주범으로 몰리며 정부의 마녀사냥에 내몰리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이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게임을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규제책을 내놓자 게임업계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정부가 내놓는 게임관련 규제는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을 예방하는 수준을 넘어 남발하는 수준이다. 이미 여성부는 지난해말부터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심야시간 게임접속을 전면 차단하는 ‘셧다운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7월부터는 보호자가 원하는 시간에 자녀의 게임접속을 차단할 수 있는‘선택적 셧다운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교과부가 검토중인 연령대별 게임시간을 정해놓고 이를 초과하는 경우 게임접속을 차단하는 규제까지 도입될 경우 관련 사안에 대한 삼중규제가 되는 꼴이다.

문제는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정책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셧다운제가 시행된지 두 달이 넘었지만 청소년들은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거나 외부 사설서버를 이용하는 등 법망을 피해 자유롭게 게임을 즐기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 규제들이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인 요소를 배제한 채 게임업계를 대상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결과다.

더우기 게임은 학교폭력을 유발하는 여러 요소의 하나일 뿐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부모의 무관심, 학업에 대한 과중한 부담감,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적인 풍조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게임업계에 사회적인 책무를 빌미로 규제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선거철을 앞두고 학부모 표심을 잡기 위한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정작 핵심산업인 게임을 사회악으로 내모는 정부의 행태가 답답할 따름이다.

더 큰 문제는 일만 생겼다 하면 규제부터 생각하는 관료들의 탁상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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