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월만에 무역수지가 19억5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미국의 더딘 경기회복세, 유럽 재정위기 여파 속에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무역이 새해 벽두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이면서 실물과 금융경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우리나라 1월 수출은 415억 37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6% 줄어든 반면, 수입은 434억 9400만 달러로 3.6% 늘어나 19억 5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1월 실적이 마감되는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5억6000만달러(약 6285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선박 수출도 있었지만 적자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무역수지 적자보다 더 큰 문제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2009년 10월 이후 27개월만에 처음이다. 특히 선박(-41.5%), 무선통신기기(-39.7%)등의 대표업종들의 수출 급감을 두고 경제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경기둔화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지역별로는 주요국 재정 악화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유럽연합(EU)에서 44.8%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일본(60.9%) 미국(23.3%) 아세안(22.3%) 등은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은 7.3% 증가했지만 폭은 크게 줄었다.
최근 몇년간 우리나라의 1월 무역수지는 2008년 40억달러, 2009년 38억달러, 2010년 8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다가 2011년에만 예외적으로 고가의 선박 인도 등 조선분야 수출호조에 힘입어 25억달러 흑자를 냈다.
수입은 국제 유가 상승과 설비 투자 확대 등으로 원자재와 자본재 도입이 증가하면서 3.6% 확대됐다. 원유와 가스 등 주요 에너지의 도입 물량은 줄었으나 원자재 도입 단가 상승에 따른 수입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조업일수 부족(신정, 구정 연휴) △국제유가 상승 △세계경기 둔화 등 세가지 요인이 결국 1월 무역수지를 적자로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연간 무역규모 1조달러 달성에 닿아있는 연말 밀어내기 수출로 인한 1월 수출물량 감소와 긴 설 연휴가 적자를 초래한 직접적 요인이라며 위기를 과장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1월 무역적자는 그동안에도 시기적으로 자주 발생했다는 점을 들면서 좋지않은 흐름이기는 하지만 크게 우려할 일도 아니다”며 “적어도 2월 또는 3월까지 묶어서 통계를 비교해야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선박은 인도 물량 감소와 선박금융 불확실 등으로 당분간 수출 증대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