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8·18 전·월세시장 안정방안의 후속 조치로‘대학생 전세임대주택’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방식은 월세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전셋값 안정을 위한 지원책이다. 이번 사업은 입주대상자로 선정된 대학생이 학교 인근에 거주할 집을 물색해서 구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대학생에게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대학생 1만명을 선정해서 전세임대주택을 지원키로 했다. 1차로 지난달 20일 대학생 9000명을 선정해서 발표했다. 이들은 2.4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의 지원을 받게 됐다고 기뻐했다.
당첨의 기쁨도 잠깐이었다. 이번 사업은 출발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임대 나온 주택 10곳 중 9곳이 월세로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전셋집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셋집 지원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대학생이 직접 원하는 주택을 물색해야하는 것도 부담이다. 대학생은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해서 LH에 신청해야 한다. 대학생이 학교 인근의 전세주택을 찾기란 쉽지 않다. 전세임대주택에 당첨돼 전셋집을 찾고 있는 한 대학생은 “조건에 맞는 집을 구하러 다니느라 교통비만 수십만원을 쓰게 생겼습니다”라고 푸념했다. 실제로 9000명 가운데 계약을 마친 대학생은 560여명에 불과한 상태다.
지원 조건도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LH가 정한 부채비율 조건을 맞추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대학가 원룸의 대다수가 다가구 주택으로 방별 전세금과 금융 대출금을 모두 합치면 100% 이상인 곳이 태반이다. 기준 조건 90%를 맞춘 곳이 별로 없다. 오피스텔도 공시지가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인해 대학생들이 집을 구하지 못해 신학기를 앞두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