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조업 경기에 봄 기운이 완연하다.
기업들의 최근 수주 상황과 매출을 집계한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작년 11월을 바닥으로 1월까지 2개월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시장조사업체인 마킷에 따르면 전세계 PMI는 2개월 연속 경기의 확장과 위축의 기준인 50을 웃돌았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제조업 대국들의 PMI가 모두 확장세를 보인 가운데 유로존 재정위기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독일도 확장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1월 PMI는 54.1을 기록, 작년 가을부터 고용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3개월 연속 개선됐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1월 PMI도 50.5로 2개월 연속 개선됐고, 일본도 태국 홍수의 영향으로 침체된 생산이 회복 기조에 오르면서 1월 PMI는 50.7로 전달의 50.2에서 개선됐다. 2011 회계연도에 대형 가전업체들이 일제히 적자에 빠질 전망이지만 체감 경기는 나아지는 모습이다.
독일은 역내 채무 위기에도 불구하고 1월 PMI는 51.0을 기록, 4개월 만에 50을 회복했다. 유로 약세에 힘입어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 경기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처럼 제조업 경기가 개선된 것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이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작년 12월 은행에 3년만기 대출 자금을 5000억유로 공급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제로 금리 정책을 2014년 말까지 지속할 전망을 나타냈다. 일본은행도 금융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내수가 작아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제조업 경기 부진이 여전하다. 이는 유럽 채무 위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세계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 기조에 오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채무 위기로 역내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의 혼란이 계속되면 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며 미국도 개인 부채 문제 해결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HSBC의 프레데릭 뉴먼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문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제조업 경기는 유럽 채무 위기 문제의 향배에 달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