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해외 판매 차에 대한 개발을 현지에 맡기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일본에 집중돼 있는 개발 기능을 세계 주요시장으로 옮겨 현지의 수요에 빠르게 부응,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침 전환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미국 유럽 뿐만 아니라 중국 등 신흥국에서 급격히 확대해왔다.
도요타는 이 점에 주목해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를 발빠르게 반영하는 방법을 고민해오다 개발을 현지 부문에 완전히 맡기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만 진행해오던 상품 기획·디자인·설계, 시험제작·평가는 물론 부품 선정과 생산, 판매까지 해외 사업 부문이 단독으로 진행하게 됐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현지 기술자들의 주도로 개발한 승용차를 연내에 출시하고, 같은 방법을 중국 등 유망 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의 1호는 중형차 ‘아발론’으로 선정됐다.
아발론은 도요타에선 처음으로 미국 사업부가 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까지 담당하게 된다.
밥 카터 북미 도요타그룹 부사장은 5일 개막한 뉴욕오토쇼에서 “신형 아발론은 처음으로 미국을 위해, 미국에 의해 개발됐다”며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이번 계획의 일환으로 현지 엔지니어를 2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올 연말까지 150명을 새로 채용하고 앞으로 5년 간 100명을 추가할 예정이다.
정보·기술(IT)을 도입한 신차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연구 기지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법인의 권한을 강화하는 이번 계획은 지난 2009~2010년 미국에서 일어난 대량 리콜 사태가 계기가 됐다.
당시 늑장대응 비판을 받자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현지 분권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일본 본사 주도를 고집해온 도요타 입장에선 과감한 결단이었다.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는 닛산자동차가 유럽에서 판매하는 ‘캐시카이(일본명 듀얼리스)’를 영국 사업부가 주도해 개발하고 있다. 다만 개발 책임은 일본이 갖고 있다.
스즈키도 인도에서 개발 기지를 만들고 있지만 일본 개발 팀이 주도하고 있다.
신문은 도요타의 이번 움직임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