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과의 전쟁]'금융위·방통위·경찰청' 정책협의회 꾸린다더니…

입력 2012-05-0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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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복잡" 핑계…만나지도 않았다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에 대처하기 위해 정책협의회를 꾸리고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으나 서로 책임 떠넘기기로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말 보이스 피싱과 같은 서민을 상대로 하는 금융사기 피해방지를 위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정책협의회를 결성하고 종합대책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협의회가 제대로 꾸려졌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이들의 움직임은 거의 없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서 정책협의회를 담당하고 꾸리고 있는 준비중이다. 총리령에 따라 정책협의회를 만들고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다”는 말로 현재 진척상황을 알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방통위-경찰청 등이 모여서 협의체 회의를 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다 함께 모여서 회의한 적 없다”며 “하지만 각 기관별로 연락은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잘 해나갈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전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정책협의회를 결성하고 매분기 정례 회의를 개최해 보이스 피싱 관련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기능을 담당하겠다고 했으나 정례회의는커녕 첫 모임조차 갖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금감원은 “정책협의시 필요시 사안별로 법무부(검찰청),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우정사업본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 구성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했으나 이 역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피해자 환금급 특별법 개정사안도 방치되고 있다.

정책협의회는 관계기관간의 유기적 공조시스템을 구축하고, 회의를 거쳐 향후 피해자 구제 대상을 넓히기 위한 환급금 특별법 개정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할 예정었다. 이 사안 역시 관계기관들의 미적거림으로 제자리걸음인 것.

문제는 이러한 정책협의회가 지난해 12월 금융 통신 치안 등 관계기간 TF의 대응한계로 인해 만들어진 대책안임에도 불구하고 3개월 간 답보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싸울 의지가 없는 금융당국에 총을 맡긴 형국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자봉 연구위원은 “각 관계기관들마다 광범위한 포괄적 협의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각 기관마다 다들 나름 역할을 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각 기관들의 역량들을 모으기만 하면 된다. 정책협의회 구성이 왜 늦어지고 있는지 이유에 대해선 들은 바 없다”며 말을 아껐다.

한편 보이스 피싱 피해는 날로 급증하고 있다. 해마다 보이스피싱 건수 및 피해 금액은 늘어나 지난해 1019억원(총 8244건)이라는 최대 피해금액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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