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추락한 주요 8국(G8) 정상회의의 구심력이 이번 미국 회동을 계기로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G7에 러시아를 더한 G8 정상회의가 18~19일 미국 워싱턴D.C. 인근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다.
이번 G8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되는 그리스 사태의 해법이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지만 기대만큼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금까지 열린 대부분의 회의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된 적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리스 사태 해법과 함께 주목되는 것이 G8의 복권 여부다.
G8은 1975년 오일쇼크를 계기로 출범,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계기로 신흥 12국까지 더해 G20으로 확대했다.
당시는 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침체에 빠진 가운데 시장의 혼란을 저지할 자금 출처가 없었던 시기.
G8은 급성장하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자금이 풍부한 신흥국들을 끌어들일 목적에서 G20을 주창했다.
G8 정상회의는 2003년부터 중국 등을 옵저버로 초대해 대화의 기회를 갖는 것이 관례였던만큼 그리 파격적인 사안은 아니었다.
그러나 G20 정상회의 출범은 오히려 G8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역효과를 냈다.
또한 매 회의가 뚜렷한 성과없이 막을 내리면서 G20에 대한 무용론까지 제기, ‘G-제로’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9년에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비슷한 회동이 너무 잦다며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2010년 G8 의장국이었던 캐나다는 G8과 G20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G13과 G14안을 들고 나왔다.
미국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에다 유럽 대표를 한 명으로 좁혀 G4로 하자는 안도 부상했다.
결국 캐나다는 절충안으로 G8과 G20을 거의 같은 장소에서 개최했다.
2011년 G8과 G20이 모두 프랑스에서 개최되면서 조만간 두 회의가 통합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진 상태다.
문제는 주요국 정상회의가 G2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는 만남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2010년말 덴마크에서 열린 기후변동골조조약 회의에 중국이 참석을 거부하면서 회의는 사실상 공중분해됐다.
2011년 5월 프랑스 도빌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을 겨냥한 ‘세계 민주적 개혁 지원’ ‘인터넷 검열, 접근 제한 불허’ 등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이번 G8 정상회의 의장국인 미국은 관례를 깨고 아예 중국을 배제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자진해서 불참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조정 역할을 G20에 양보했던 G8이 존재감을 되찾고 있다는 점은 환영하면서도 세계 질서 확립에 협조 자세가 결여된 중국을 견제하는 정치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