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과 2010년 국토횡단에 나섰던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이 2년 만에 또 다시 길로 나섰다.
박용만 회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부산역에서 출발합니다 파이팅!!’이라는 제목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박용만 회장은 파란색 두건을 머리에 매고 동료들과 함께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걸어서 남도천리’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
박용만 회장이 사복을 입고 부산을 찾은 이유는 부산에서 목포까지 천리길에 달하는 남도를 횡단하기 위해서다.
박 회장은 지난 18일 “주말을 이용한 국토종단과 횡단의 900킬로를 끝냈고 이어서 이번 토요일부터 남도횡단을 시작한다”며 “부산에서 목포까지 대략 천리길. 가슴이 설렌다”고 예고했다.
박용만 회장은 주말 동안 동료들과 함께 남도길 약 50Km를 걸은 후 21일 업무에 복귀했다. 박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이틀 동안 오십 킬로를 걷고 왔더니 오늘 아침엔 구두에 발이 들어가지 않게 부었다”라며 “발을 들고 근무할 수도 없고...”라고 근황을 전했다.
박용만 회장이 길을 나선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지난 2004년 11월 ‘배오개에서 땅끝까지’ 라는 이름으로 박용곤 명예회장을 비롯해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과 함께 처음으로 국토횡단을 시작했다.
당시 이들 3형제는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경영권 분쟁 등 마찰을 겪었고 특히 박용만 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상황. 형제들은 ‘배오개에서 땅끝까지’ 프로젝트를 통해 마음과 몸을 다시 가다듬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기회로 삼았다. 박용만 회장은 6년 뒤인 지난 2010년에는 인천에서 강원도에 이르는 국토횡단에 도전했다.
박용만 회장이 걸었던 베오개에서 해남까지, 인천에서 강릉까지의 길은 할아버지인 박승직 창업주가 100년 전 다니던 길이다. 고 박승직 창업주는 젊은 시절 3년 간 해남에 머무르며 지역상인들과 교류하며 사업을 익히고 종자돈을 번 뒤 서울 배오개에 오늘날 두산그룹의 모태인 박승직 상점을 열었다.
업계에서는 박용만 회장이 국토 횡단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2020년까지 글로벌 200대 기업이 되기 위해 신사업을 구상중이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오는 2016년 신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표한 만큼 이번 국토 횡단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두산그룹은 박 회장의 국토 횡단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사유일 뿐이라고 의미부여를 일축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국토 횡단은 회사 측 공식 행사가 아닌 개인적인 일로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알게 됐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