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와 관련 “IT 산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23일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해 생산 계획의 수정이 많은 IT 산업의 ‘업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IT업계는 제품 변경이 많고 생산 물량과 일정 계획도 수시로 변해 SCM 시스템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으며, 글로벌 선진 기업에서도 발주 취소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발주 취소 비율은 글로벌 선진 기업 수준인 1.4%(약 170만건 중 24,523건)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40여개국의 협력사와 연간 80조원(하루 평균 20000억원 이상) 규모로 20만종 이상의 부품을 거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빠르게 변화하는 IT산업의 시장 수요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톱 수준의 SCM(공급망관리체계)을 갖추고 있고 이를 협력사와도 전산상으로 연동해 놓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발주 취소는 시스템(G-ERP)을 통해 적법한 합의 제도인 PCR(발주 변경 시스템) 프로세스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IT 제품의 수요 변동으로 발주한 자재의 취소가 요구될 경우 삼성전자는 PCR 프로세스로 발주 취소를 요청하고 협력사가 이에 동의하면 발주 취소가 되며, 거절하면 발주 취소가 불가능하여 발주한 자재를 모두 입고하고 대금을 지불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지연 수령이 된 경우는 지연 이자까지 지급하여 협력사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사가 동의해 발주 취소가 된 건 중 78%에 대해서는 추후 재발주 하거나 새롭게 발주의 기회를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장 수요 변화와 연동돼 발주가 취소되더라도 협력사 입장에서 월·분기 단위로는 총 발주수량의 큰 변동은 없다. 이같은 사실은 공정위의 요청에 따라 삼성전자가 발주를 취소한 협력사를 대상으로 발주 취소 동의와 피해 여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SCM을 중요한 경쟁력으로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더욱 치밀한 SCM 시스템을 구축해 협력사들의 발주 취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22일 삼성전자가 2008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3년여 동안 위탁거래 약 150만건 중 2만8000건(약 2%)을 납부 기한 이후에 취소하거나 물품을 늦게 수령해 하도급 업체에 643억8300만원의 피해를 입혔다고 발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