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반격이 시작됐다.
지난해 말부터 상승 탄력을 받기 시작한 달러화 가치가 이달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강달러 시대’가 도래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달러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30일(현지시간) 전날보다 올라 83.04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2360달러까지 하락했다. 유로화가 달러 대비 1.24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는 지난 201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달러 강세에 원화 환율도 출렁이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달러에 1176.30원을 기록했다.
올해 개장가인 1155.80원에 비해 1.7% 올랐다. 연초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5월 중 크게 올랐다.
그리스를 둘러싼 불안심리가 절정에 달하면서 환율은 이달 들어 4.3% 올랐다.
연중 저점인 1111.80원에 비해서는 5.8% 올랐다.
유로존의 재정위기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안전자산의 구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도 달러의 강세 배경이 되고 있다.
달러화와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금의 위상이 형편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금 값은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상승하지만 최근에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금 값은 7%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독일 국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금 값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를 사려는 투자자가 증가해 달러 수요가 늘고 이는 다시 대체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이로 인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금을 매각, 달러 강세와 금값 약세 현상이 반복된다.
미국과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각각 1.61%, 1.26%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