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포커스]갤러리·북카페…여기가 산업단지 맞아?

입력 2012-06-04 14:11 수정 2012-06-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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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적 産團모델 파주 출판단지 가보니…

▲파주출판문화산업단지내에 위치한 출판 관련 업체들 및 전경. 출판 관련 모든 기관과 시설이 하나의 도시 안에 집중돼 있는 이곳은 1990년대 후반부터 조성됐다. 수십년에 걸쳐 형성된 출판단지는 국내에서 출판사가 가장 많이 밀집돼 있으며, 출판 관련 모든 기관과 시설이 하나의 작은 도시 안에 집중돼 있다. 이 같은 특징으로 출판단지 1단계가 정상가동을 시작한 2007년 260여개의 다양한 출판관련 업체들이 입주해 1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사진제공=파주출판문화산업단지)
세련된 현대풍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 갤러리, 북카페 등의 문화예술공간. 일반적인 산업단지와 사뭇 다른 모습의 국가산업단지인 파주출판문화산업단지에 대한 첫 인상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관리하고 있는 이 곳은 1990년대 후반부터 조성됐다.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출판단지는 국내에서 출판사가 가장 많이 밀집돼 있으며, 출판 관련 모든 기관과 시설이 하나의 작은 도시 안에 집중돼 있다.

이 같은 특징을 기반으로 출판단지는 지식기반사회를 맞아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는 산업단지의 미래상을 대변하며 복합문화 클러스터로의 서서히 변모하고 있다.

이는 출판단지가 국가산업단지의 새로운 미래지향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출판’의 대명사, ‘파주단지’ 출범 10년= 1980년대 후반 지식과 정보 창출 붐이 일면서 국내 출판 시장 규모가 연평균 15%의 고성장을 거듭했다. 출판량은 세계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출판산업 구조는 영세함을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탄생된 곳이 바로 파주출판단지다.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걸림돌이 있었다.

당시 출판업계 관계자들은 파주 문발리 일대의 페천 부지(160㎢ 규모)에 출판단지 건설을 추진했지만 정부에서는 국가차원의 단지 조성에 찬성하지 않았다.

출판관련 업계 관계자들과 당시 파주출판단지사업협동조합은 가계부마다 ‘도서구입비’ 항목이 있음을 근거로 출판산업이 장바구니 물가의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끊임없이 제기했고, 마침내 정부도 그 뜻을 받아들였다.

결국 1997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민간이 주도하고 국가가 지정한 지식 창출 중심기지 ‘파주출판문화정보국가산업단지’가 출범한 것이다.

파주단지는 출판 및 영상디자인, 첨단도시형 공업용지, 주거 시설 및 공원 녹지를 입지시켜 한국 출판과 문화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전략을 세웠다. 그 이후 문화예술과 산업이 공존을 위한 1단계 산업이 시작되면서 서울에 집중돼 있던 출판업체들이 대거 파주로 이동했다.

개발 기본계획에서부터 간판 하나까지 입주기업과 참여 건축가가 직접 협의한 결과 독특한 건축물로 꾸며진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종사자 수와 생산액 등도 전반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출판단지 1단계가 정상가동을 시작한 2007년 260여 개의 크고 작은 출판사, 인쇄·제본회사 및 저작권, 출판유통, 디자인 등 다양한 출판관련 업체들이 입주해 1조 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용자 수는 2002년 255명에서 5년 만에 10배 이상 급증했다. 출판인쇄 업체 집적화로 연간 200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도 거뒀다. 그 결과 파주출판단지 탄생 15년 만에 ‘출판은 파주’라는 공식이 생겨났다.

▲사진제공=파주출판문화산업단지
◇도서·지식콘텐츠 융합으로 생산 3조원 기대 = 출판 산업의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파주출판단지도 변모하고 있다. 출판 산업이 도서 제작에서 지식 콘텐츠 생산 사업으로 분야를 확장하면서 활자 출판이 방송, 영상, 지식콘텐츠 등과 융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산단공은 파주출판단지 내 출판업 외에 융합 가능한 다양한 업종의 입주가 허용되도록 관련 제도를 관리기본 계획에 반영, 업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파주출판단지가 동아시아 최대의 출판문화 복합공간으로서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2단계 사업에 착수했다.

산단공 관계자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1단계 사업보다 다양하고 이질적인 업종들이 모여 정교한 협동화 사업을 하며 창조적이고 계획적인 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총 입주업체는 600개사, 고용인원은 2만 명, 생산효과는 약 3조원으로 현재의 2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또 집적화에 따라 절감되는 생산 및 물류비용이 연간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9년부터 출판사 건물 일부를 관리권자인 지식경제부, 문화관광부, 지자체(경기도, 파주시), 입주기업과 전시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추진해 온 산단공은 문화 및 여가 공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 한류우드, 임진각 등 인근 문화·관광 행사 및 시설 등과 연계해 국내 최고의 문화콘텐츠 중심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산단공은 산업단지 내 자생단체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례로 기존 입주기업 대표자 모임인 입주기업협의회 외에도 근로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총무부서장협의회 모임 등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파주단지 입주기업 한 관계자는 “파주단지의 진화를 위해서는 각종 규제가 유연성 있게 적용돼야 한다”며 “전시공간, 도서관, 문화시설에 대한 규제 완화와 함께 출판문화 단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실정에 맞는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단공 관계자는 “출판 및 영상 관련 산업시설의 집적은 업종간의 상호 협력과 연관을 촉진해 새로운 사업과 콘텐츠가 생성되는 제3의 모델을 창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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