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자산가치가 거의 반토막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가계의 자산가치가 지난 2007~2010년 평균 38.8% 줄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이날 소비자금융조사(Survey of Consumer Finances, SCF)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부동산시장 붕괴가 자산가치의 손실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조사에 따르면 중간 순자산가치(median net worth)는 지난 2010년 7만7300달러로 추락했다. 이는 18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2007년의 12만6400달러에 비하면 3년 만에 4만9100달러가 증발한 셈이다.
평균 순자산가치(Mean net worth)는 지난 2007년의 58만4600달러에서 2010년 49만8800달러로 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랜스 로버츠 스트리트토크어드바이저스 최고경영자(CEO)는 “미 전역에서 상당한 부의 가치의 붕괴가 일어났다”면서 “소득 하위 60~70%의 국민이 겨우 먹고 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금융자산의 감소가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자산가치가 크게 줄어든 요인은 주택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S&P·케이스쉴러 미 주택가격지수는 2010년 12월까지 3년 동안 23% 하락했다.
자산가치가 떨어지면서 가계의 부채 비율도 높아졌다.
가계 부채는 지난 2007년 자산 대비 14.8%에서 2010년 16.4%로 늘어났다고 연준은 집계했다.
60일 이상 부채를 상환하지 못한 가계 역시 같은 기간 전체의 7.1%에서 10.8%로 늘어났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의 주체인 가계의 상황이 악화하면서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행보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오는 19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음주 추가 부양책 도입을 논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주요 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연준의 추가 부양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신규 일자리는 7만건을 밑돌며 예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업률은 지난 2009년 2월 이후 8%대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