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살아남은 저축은행에 대해 오는 12월까지 여신상시감독시스템을 구축토록 지시했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들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25일 모든 저축은행에 대해 연말까지 여신상시감독시스템 체계를 만들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신상시감독시스템이란 차주별 대출내역과 건별 대출거래내역 등 자료를 입수한 뒤 집계처리하고 이상 징후 분석 등을 통해 혐의가 있는 대출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여신상시감독시스템이 구축되면 전체 저축은행 여신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고 대주주혐의대출, 한도초과혐의대출, 거액대출혐의대출,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착오분류, 건전성착오분류 등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금감원의 이같은 계획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여신상시감독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이 선행 돼야 한다”며 “현재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갖춘 저축은행은 전체의 57%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CSS를 구축하려면 수년이 필요하기 때문에 12월까지 여신상시감독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실제로 CSS가 잘 갖춰져있기로 알려진 대부업체 러시앤캐시는 CSS를 구축하는데만 최소 2~3년이 소요됐다. 2005년 구축에 나서 2008년이 되서야 틀을 갖추고 이후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현재의 CSS를 구축했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CSS유지비는 한해 100억원 정도 소모된다”며 “매해 업그레이드하고 유지하는데만 해도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저축은행권 CSS 미비는 신용대출의 부실을 초래한 주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실제로 CSS가 미비한 저축은행의 연체보유자 비율(30일 이상)은 저축은행이 14%로 캐피탈(8%), 신협 및 금고(4%), 카드사(5%), 은행(2%)의 최고 7배 많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