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BRICs) 4국의 통화 가치가 14년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2분기 들어 12% 급락했다. 주요 31국 통화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러시아 루블화와 인도 루피화 가치는 각각 11%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지난 3월 이후 달러에 대해 1.2% 하락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경제의 빠른 발전에 위안화 가치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으나 올 들어서는 중국의 경제의 경착륙 우려에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과 함께 홍콩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인 딤섬본드의 인기도 추락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지난 5일 딤섬본드의 평균 발행 금리는 5.35%로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헤지펀드 SLJ매크로파트너스의 스티븐 젠 매니징파트너는 “브릭스 국가들은 많은 문제점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브라질과 러시아·인도 통화 가치는 연말까지 최소 15%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릭스의 실물 경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브라질 은행권의 부실대출 비율은 지난 4월에 7.6%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 경제는 에너지 가격 하락에 고전하고 있다.
러시아 우랄산 원유 가격은 2분기에만 26% 하락했다. 러시아 전체 재정수입에서 석유와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중국은 경착륙 우려에 휘청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7.0~7.5%로 지난 2009년 초 이후 3년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브릭스 국가 중 최초로 국가 신용등급이 정크(투기)등급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등은 인도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린 상태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5.8%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포르투갈의 4.2%와 이탈리아의 3.9%보다 더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