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미시건주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기 위해 친민주당 성향의 젊은 층과 소수인종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것에서 불거졌다.
플로리다에서는 투표 부정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선거인명부와 차량등록국(DMV)에서 발급한 운전면허증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무자격 투표 등록자 걸러내기’를 했다.
무자격 용의자의 58%는 히스패닉이고 14%는 흑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공화당이 민주당의 표심을 깍아내리려는 속내가 엿보인다.
공화당의 투표제한프로젝트는 단지 ‘반민주당’이 아니다. 오히려 ‘반민주’적 성향이 강하다.
민주당도 당에 유리하도록 투표 법안을 바꾼 역사가 있다.
지난 1993년에 ‘모터보트’를 실행해 운전면허 취득과 동시에 유권자 등록을 가능하도록 한 것.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 층의 투표를 얻으려 한 전략이었다.
결국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 시스템을 조작한 셈이다.
이같은 행태는 미국이 세력이 비슷한 두 개의 정당이 교대로 집권하는 형태인 ‘양당제’를 고수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국에서는 지난 1860년 양당제를 설립한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유럽에서 3개 이상의 정당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다당제’가 정착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주요국은 다당제를 통해 시민의 정치 성향을 폭넓게 반영하고 있다.
각 정당들은 득표율에 따라 연립정부를 운영해 일당 독주를 막는 시스템도 갖췄다.
이에 따라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다.
프랑스의 대선 투표율은 80%에 달할 정도다.
지난 2008년 미국의 대선 투표율은 57.37%에 그쳤다.
권력 장악을 위한 양당제보다 국민의 뜻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다당제를 현실화하는 것이 미국 정치 발전을 위한 해답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