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發)재정위기가 장기화조짐을 보여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과 달리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서민경제안정에 주안점을 뒀다.
작금의 국내 경제 현안 중 큰 이슈는 어려워지는 서민경제와 가계부채의 급증으로 인한 ‘서민금융 기반 붕괴’를 꼽을 수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이 5년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발표했다.
서민들의 마이너스 경제의 원인은 명확하다. 넓은 시야로 보면 금융자본의 야만적이고 끝없는 탐욕이 근본원인이다. 은행들이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돈을 적게 빌려주면서 반대로 이자를 높게 물리는 역비례가 상식으로 통하는 시대다.
이 때문일까. 심각한 금융위기가 서민들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는 시점에 금융당국에서도 서민금융 활성화를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될 정도다.
하지만 실질적인 혜택이 없는 지원책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초 금융당국이 불법 사금융과 대대적인 선전포고 이후 서민금융 문제를 한 곳에서 해결하겠다며 나선 ‘서민금융지원센터’는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가 지자체별로 지원센터를 설치했지만, 전담 직원이 아직 배치되지 않은 곳도 있다.
또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이 설치한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한달 동안 2만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금융지원을 받은 건수는 58건에 그쳤다. 요란했던 움직임에 비해 성과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의 서민금융지원은 서민들에게 실질적이고 즉각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 금융위·금감원, 양 기관 수장들이 최근 입 버릇처럼 ‘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정책을 펴겠다’고 공헌하고 있는 것 만큼 서민금융 제도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다시한번 점검에 들어가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