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아서 하는 음악
민트그린은 프레드와 샘치 그리고 아뇨의 혼성 트리오에서 시작했다. “우리 일주일에 한 곡씩 노래를 만들어 보자.” ‘교회 오빠’ 프레드가 장난처럼 던진 제의가 민트그린의 출발이다. 관악기를 전공한 프레드가 만든 곡을 건반을 전공한 샘치가 연주하고 함께 가사를 붙이면서 민트그린의 첫 번째 자작곡이 완성됐다. 여기에 프레드의 학교 후배 아뇨가 합류했다. 당시 그룹명은 ‘복숭아나무’다.
“제 곡을 샘치에게 연주해달라고 했는데 느낌이 좋았어요. 그래서 함께 하게 됐죠. 아뇨는 제가 학교에 다닐 때 저를 많이 도와준 후배였어요. 그래서 ‘우리와 함께 공연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 했죠. 그렇게 셋이 만나 도원결의 의미를 담아 ‘복숭아나무’라는 이름을 지었죠.”(프레드)
지금의 4인조가 모인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연기자로 활동 중인 소피(유예일)는 아프리카 자선 바자회 재능 기부를 위해 무대에 오른 ‘복숭아나무’를 보고 첫 눈에 반했다. 이날 무대는 ‘복숭아나무’의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이 됐다. 소피가 전격 합류하면서 밴드는 민트그린으로 재탄생했다. 친환경 어쿠스틱 밴드 콘셉트도 이때부터다.
“제가 밴드에 들어오자마자 ‘복숭아나무는 너무 촌스럽다’면서 불만을 토로했어요. 사실 셋일 때 정한 이름인데 이제 넷이 됐으니, 도원결의 느낌도 퇴색했죠. 그래서 함께 고민했고 새로 정한 이름이 민트그린이에요. 사실 아뇨가 ‘툭’ 던진 이름이었는데 다들 좋아해줘서 선택했죠. 친환경 밴드 콘셉트에도 잘 맞고, 어감도 예뻐 만족하고 있어요.”(소피)
소피가 합류하면서 밴드는 홍대 어쿠스틱 밴드 중에서 눈에 띌 법한 요소들을 속속 갖췄다. 듀오, 트리오가 대부분인 홍대에서 4인조인데다 전 멤버가 연주와 노래를 병행한다. 2대2로 맞춘 성비도 장점이다. 연주와 노래, 관객과의 대화까지 도맡은 메인보컬 프레드의 짐을 소피가 나눠 균형을 맞췄다. 소피의 합류는 밴드의 출발이자, 기존 세 멤버에게는 전환점이 됐다.
“일단 비주얼이 달라졌죠. 사진 찍을 때 자신감도 생기고.(웃음) 커플이 공연을 보러 오면 두사람 다 만족할 수 있어요. 남자 관객들은 소피 누나, 여성 관객들은 저희 ‘음악’을 좋아해주시고. 단점이 있다면, 분명 네 명이 노래를 하는데 가끔 공연장에 마이크가 세 개만 준비돼 있을 때가 있어요. 그럼 뭐 저는 좀 삐져서 노래 안 해요.(웃음)”(아뇨)
◇ 좋아서 찾는 밴드
민트그린은 네 멤버가 뭉친 후 첫 돌을 맞는 올해 가을 안에 정규 1집 발매를 계획 중이다. 이들의 고백 독려송 ‘꼭 말할 거야’, ‘떡볶이’ 등 기존 곡에 새로 작업한 곡들을 담는다. 무대에서 선보인 커버곡 ‘희망사항’(변진섭), 트로트 ‘무조건’(박상철) 그리고 프레드의 생 라이브버전 ‘떡볶이’ 등 다양한 곡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아직 첫 앨범도, 정식으로 작업해 내놓은 음원도 없지만 홍대에선 유명 밴드다. 공연장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란 홍대에서 갓 1년도 안 된 민트그린은 매주 무대에 오르는 고정 자리를 여럿 꿰찼다. 홍대 디디다, 언플러그드 카페 등이 이들의 주 무대다. 올해는 한강 거리공연예술가로 선정돼 한강변 어디서나 마음껏 공연을 할 자격도 얻었다. 한강변 어디든 악기를 꺼내 무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인디 특유의 강한 색깔이 아니라 밝고 희망찬, 무엇보다 대중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덕분에 한 번 공연한 무대에서는 꼭 다시 불러주셔서 주말마다 관객과 만날 수 있게됐죠. 음악적 욕심도 있지만 대중성을 놓지 않겠다는 초심을 되새기려고 노력해요. 듣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 노래를 들려 줄 기회도 사라지잖아요. 소통을 우선시하는 밴드 민트그린입니다.”
*밴드 민트그린은?
리더 프레드(보컬·퍼커션·색소폰)를 필두로 소피(보컬·쉐이크), 샘치(멜로디언·탬버린), 아뇨(기타) 등으로 구성된 혼성 4인조. 일상의 감정을 담은 가사를 친숙한 멜로디로 노래하며 편안하고 즐거운 음악을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