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글로벌 경제의 ‘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가 3년 전 침체에서 벗어난 미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경제전문매체 야후파이낸스가 4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수출과 산업생산 등 지난 상반기에 양호했던 지표들이 급속히 악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수출은 올들어 4개월 동안 전년 대비 6% 증가했지만 5~6월 수출은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경제회복을 이끌던 제조업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5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6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49.7로 떨어지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경기판단의 기준인 50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소비마저 무너질 경우 미국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 성장은커녕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2로 지난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월의 64.9보다 2.9포인트가 떨어졌고 전문가 예상치 63을 밑돌았다.
경기가 확장하던 시기에는 90을 웃돌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현재 소비심리는 사실상 침체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를 반영하듯 소매판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5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2% 줄었다. 이는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용시장도 관건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5월 8.2%를 기록했다.
비농업부문의 신규 고용자수는 6만9000명 증가에 그쳤다.
오는 6일 발표되는 6월 고용보고서가 하반기 경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월가는 실업률은 8.2%로 전월과 같고 고용은 9만건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말 ‘재정절벽’에 대한 공포가 현실화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굴욕’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제 현안이 뒷전으로 밀리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것도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용어설명: 재정절벽(fiscal cliff)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자기 줄거나 중단되는 현상. 경제에 큰 충격이 될 수 있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 주요 전문가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