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정상들이 역내 안정책에 합의한 이후 유럽 금융기관들의 채권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 등 금융기관들은 이번주 일제히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에 나섰다.
소시에테제네랄은 17억5000만유로, 이탈리아 인테사산파올로는 10억유로, 덴마크의 단스케방크는 10억유로를 각각 채권 발행으로 조달했다.
이는 EU 정상들이 유로안정화기구(ESM) 등 구제기금의 은행 직접 지원과 위기국가의 국채 직접 매입 허용, 우선 변제권 삭제 등에 합의한 후 벌어진 일이다.
FT는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하락하면서 유럽 은행들의 자금 조달이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후 반 스틴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정상회의 결과는 중요한 진전”이라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합 감독기관으로 역할을 하면 궁극적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유로존의 채무를 분담할 것이라는 확신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틴니스는 그러나 북유럽 은행들과 남유럽 은행들 사이의 차이는 더욱 벌어져 은행들이 국경을 넘어서 대출해 주기보다는 자국내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JP 모건의 키안 아보호세인 애널리스트는 디폴트가 발생한다면 채권 투자자들이 우선적으로 손해를 보기 때문에 EU 정상 합의는 주식 투자자들보다 채권 투자자들에게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자금 조달을 위한 문이 그렇게 오래 열려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은행들이 앞다퉈 채권을 발생하기 시작했다”면서 자금을 확보하는 조건에 대해 잘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유럽 정상들의 최근 합의는 한마디로 금융기관들과 유로존 정부채무 간 악순환의 고리를 깨자는 것이라며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 고리를 깨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전히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U 전체를 관할하는 통합 은행 감독기관이 내년 초까지 만들어질 것이라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FT는 “유로존의 제안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과 유럽 국가들이 위기에서 빠져나와 성장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