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난 1일 금감원이 집값 하락으로 담보가치인정비율(LTV) 초과한 갚아야 할 대출금을 신용대출이나 장기분할상환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LTV는 서울과 수도권이 50%, 지방이 60%까지 적용된다.
하지만 하우스푸어들이 무리한 대출을 많이 한 상태여서 이자 갚는데도 힘든 상황에서 추가로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돼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대 저리 대출인 반면 신용대출 금리는 8%가 넘기 때문에 대출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우게 된다.
또 은행에서 LTV 한도내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 대부분이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에 주택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은 상태다. 이들 대출자들이 LTV초과 대출을 신용대출로 전환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은행권 관계자의 얘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추진하고 있는 LTV를 초과한 대출금을 신용대출로 전환해주는 대상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 대출자들이다”며 “이들 대출자들은 대부분 제2금융권에 추가 대출을 한 경우가 많아 신용대출 전환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대출자들이 신용대출이 아닌 장기분할상환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이자 부담도 버거운 상태에서 추가로 원금과 이자를 나눠 부담하라는 것은 사실상 벼랑 끝으로 모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들 하우스푸어들이 이자부담으로 연체를 할 경우 급매물이나 경매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집값 하락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주택가격이 지난해 말보다 14% 더 떨어질 경우 31만5000가구가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금융권이 떠 안게 되는 부실대출규모는 22조원이 넘게 된다.
신용대출 전환자나 장기분할상환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은행기금을 만들어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하지만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LTV가 60%를 넘는 위험대출로 분류되는 대출금이 44조원이다. LTV 60∼70%가 35조8000억원, 70∼80%가 5조3000억원, 80% 이상이 2조9000억원이다. 문제는 집값이 더 하락할 경우 위험대출 대출금의 규모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막대한 기금을 조성하기에는 현실상 무리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편 이번 금감원의 LTV 초과대출 신용대출 전환 발표가 오히려 부동산 시장 투자심리를 더 악화시켜 집값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인중개사 한 관계자는 “지금 급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가 비상대책을 세울 만큼 시장분위기가 심각하지는 않다”며 “이번 정부 발표로 부동산 투자 심리 불안으로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것이 부동산 투자 관계자들의 말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