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모든 업계가 힘 든 상황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1등에 집착하지 않고 오히려 긴 호흡으로 접근해 회사를 장기투자 명가로 자리매김 시키겠습니다.”
동부자산운용의 오재환 대표가 밝히는 청사진이다.
장기투자 성과가 우수한 운용사로 키우고 싶다지만 이미 단기 성과 측면에서도 동부자산운용은 가장 눈에 띄는 회사다.
올 초부터 경쟁운용사들이 업황 악화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동부자산운용은 큰손 국민연금을 비롯 각 보험사 변액계정자금과 연기금 위주의 법인자금 등 올 상반기만 3,000억원 넘게 위탁 받았다.
대표 주식형펀드들의 성과도 꾸준하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처럼 발군의 실력을 보인 데는 평소 오 대표가 중시하는 팀웍 강조문화 등 인재중심 경영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올 초 신임 CEO 타이틀을 거머 쥔 오 대표 역시 지난해 초부터 CIO 겸 부사장을 지내온 내부 출신이다. 모두가 어려운 업황에 누구보다 내집 살림을 가장 잘 아는 그이기에 오랜 호흡으로 동부자산운용의 질적 발전에 올인 한다는 각오다.
“2012년 경영목표는 새비전, 새출발입니다. 특히 책임감 있게 일하는 프로들의 일터를 만들려고 합니다”
올 해 주력 경영기획을 묻자 오 대표에게 돌아온 답변이다.
프로들의 일터를 만들기 위해 그가 주력하는 것은 △장기적 안정적 운용체계 구축 △성과주의 경영 촉진 △프로페셔널리즘 구현으로 꼽힌다.
성과주의 경영 구축은 그룹 김준기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성과주의를 강조하지만 무리한 영업과 성과추구 보다는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맞춘 안정적인 장기투자 위주로 진행 할 방침이다.
오 대표는 “장이 불투명할수록 아무리 뛰어난 상품이라도 리테일(개인고객) 채널에 걸기 힘들고 실상 ELS같은 단기상품으로 투심이 쏠리는 중”이라며 “운용업 자체가 호흡이 긴 사업인만큼 일희 일비 말고 리스크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 IMF, 대우채사태, 리먼 브러더스 사태 등에 견줘 볼때도 현재가 과거보다 더 어려운 국면이라는 판단이다. 실상 그때는 외국 주변국들의 여건이 좋았지만 지금은 대내외적으로 모두가 힘든 상황.
오 대표는 “이럴 때일수록 신상품 보단 자금 이탈을 막고 기존 펀드 관리를 확실히 하는 방어전략이 필요하다”면서 “당 사 역시 기존 펀드 중 성과 좋은 것 위주로 판매사들을 더 확대하고 운용능력을 강화해서 역량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운용사는 차별성이 없으면 성장하기 힘들어”
동부자산운용은 강한 리서치중심의 최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알짜 운용 능력으로 업계내 명성이 높다. 실제 각 매니저들이 각 종목 섹터 애널리스트 전문 체제로 운용과 리서치의 경쟁력을 높여 최적의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것.
그래서일까. 이 회사의 대표펀드인 ‘동부파워초이스증권투자신탁1’호는 연초 이후 성과(4.74%p)는 동기간 국내주식형 유형평균(-0.33%p)대비 압도적인 성과를 자랑한다. (기준일:2012.8.2 에프앤가이드) 지난해 전체주식형 펀드 성과중 최상위 그룹에 들은 것은 물론 1,3,5년 중장기 성과 기준으로도 최상의 성적을 기록중이다.
오 대표는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운용사는 차별성이 없으면 성장하기 힘들다”며 “주식은 종목선정을 잘해서 시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장기로 가져 갈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소신으로 올해 임원 수는 줄였지만 전체 직원수, 특히 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은 대폭 보강했다.
특히 오 대표가 가장 중요시 하는건 바로 ‘팀웍’이다. 개개인의 덕목도 중요하지만 소위 ‘스타 매니저 체제’만 강조했다가 만약 빗나갈 경우 리스크가 너무 큰 사례를 수없이 봐 왔기 때문. 실제 1인 스타 매니저 체제로만 운용사의 색채가 짙어지면 후계자 양성에도 문제가 있고 만약 그 매니저가 틀릴 경우 운용사가 져야 하는 책임이 너무 무겁다는 지적이다.
“스티브잡스도 절대 혼자 크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객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선 리서치에서 운용까지 팀 어프로치가 중요합니다”
한편, 어려운 시장 환경을 맞아 투자자들에게 전하는 조언으로 그는 “매월 적립식으로 펀드에 장기 투자하라”고 당부했다.
부동산 등 실물 시장은 물론 기업 경기 등 재테크 체감 온도가 낮은만큼 멀리 보고 적립식 투자에 기대라는 충고다.
또 “매일, 매달 수익률을 체크하지 말고 최소 1년간은 묻어두라는 설명이다. 결국 조급증이 실패투자의 지름길 인만큼 장기투자에 대한 마음가짐이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