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차체의 파산 ‘도미노’ 공포가 퍼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 최대 주인 캘리포니아 지방자치체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 확산을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캘리포니아 지차체의 재정난이 심화하면서 여러 지자체가 잇따라 파산할 위험이 크다”면서 “캘리포니아 내 모든 지자체의 재정 현실과 당국의 정책을 반영하기 위한 재평가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는 지난 2007년 경기침체를 겪은 이후 중앙정부의 지원이 줄면서 재정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미국 부동산시장 거품의 대표적인 진앙지로써 거품 붕괴와 함께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로버트 커터 무디스 이사는 “향후 1~2개월 안에 캘리포니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의 이같은 결정은 다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캘리포니아 5위 도시 프레즈노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과 겹치며 위기감을 키웠다.
S&P는 프레즈노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세 단계 하향 조정했다.
앞서 캘리포니아에서는 스탁턴·샌 버나디노·매머드 레이크시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무디스는 추가 파산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신평사들의 잇따른 경고는 캘리포니아의 자금 조달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캘리포니아발 위기가 4조달러(약 4400조원) 규모의 미국 지방채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무디스는 캘리포니아 지방채의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들며 “점차 고조되는 재정위기가 채권자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자체들이 디폴트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편으로 파산보호 신청을 고려하면서 캘리포니아 지방채에 대한 투자 회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무디스는 “지자체의 파산 위기가 시장 전체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세수를 늘리고 지출을 줄이는 지자체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파산은 향후 수년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자체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새너제이시 대변인은 “투자자들이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인지하게 되면 공적인 목적에 필요한 자금을 빌릴 수 없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톰 드레슬러 캘리포니아주 재무부 대변인은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들은 결론을 내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면서 “캘리포니아주의 도시가 482개인 상황에서 3곳의 파산으로 줄도산을 우려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