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의 활약상을 평가한 성적표가 공개됐다.
미국 금융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올해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성적표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전년과 동일한 ‘C’를 받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낮췄다.
기준금리는 2011년 5월 3.0%에서 6월 3.25%로 오른 뒤 13개월 만인 올해 7월 시장의 예상과 달리 0.25%포인트 인하됐다.
물가 안정 속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한은의 통화정책에 대한 평가는 하위권에 머문 셈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은 ‘B’로 전년의 ‘C’에서 올라섰다.
올해 처음으로 평가 대상에 오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성적은 ‘B-’였다.
머빈 킹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해 ‘B’에서 올해 ‘B-’로 추락했다.
중국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 역시 지난해 ‘B’에서 ‘B-’로 점수가 더 떨어졌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도 전년 ‘C’에서 올해는 더 낮아진 ‘C-’를 받았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연이은 유럽 재정위기로 정부의 카드가 바닥나 중앙은행의 역할이 커진 상황.
백약 처방에도 경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중앙은행 총재들에 대한 평가도 팍팍해진 모양새다.
작년 11월 ECB 수장에 오른 드라기 총재는 첫 성적표치고는 초라하다.
그는 최근 역내 재정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 완화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로존(유로 사용 17국) 지도자들 간의 이견차로 위기 해법이 벽에 부딪히면서 실력 행사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
내달 6일 정례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와 국채 매입 프로그램(SMP) 가동 등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 역시 경착륙 우려가 커진 중국 경제만큼이나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6월과 7월에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낮췄다.
지난해 11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지급준비율을 인하했다.
한편 예상을 깨고 ‘A’ 성적을 받은 총재도 있었다.
말레이시아의 제티 악타르 아지즈 총재와 필리핀의 아만도 테탕코 주니어, 대만의 펑화이난 총재 등이 그 주역이다.
호주의 글렌 스티븐스 총재와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재, 이스라엘의 스탠리 피셔 총재 역시 ‘A’ 점수를 획득했다.
가장 낮은 점수인 ‘D’ 성적표를 받은 총재들도 적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의 메르세데스 마르코 델 폰트 총재와 에콰도르의 페드로 델가도 총재가 낙제점의 주인공이었다.
글로벌파이낸스는 1994년부터 세계 50국 중앙은행 총재와 ECB 총재를 대상으로 잘한 순으로 ‘A’에서 ‘F’까지 점수를 매긴 성적표를 발표하고 있다.
평가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제 성장률 목표 달성, 금리 운용 등을 기준으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