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지속됐던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전성기가 중국의 수요둔화로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일부 투자자는 중국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철금속과 대두, 면화 등에 대한 투자를 멀리하고 중국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 천연가스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예 원자재 시장에서 발을 빼는 투자자도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은 전 세계 비철금속 수요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리우나 CNC자산운용 설립자는 “중국 수요가 많은 원자재를 사는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고객들에게 알루미늄과 아연, 니켈, 철강 등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원자재 투자를 피할 것을 조언한다”고 말했다.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셔먼 원자재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우리 펀드는 구리와 납 등 중국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재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지면 이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경기둔화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에너지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유 부문에서 중국은 전 세계 수요의 약 11%를 차지해 20%의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어 비철금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다.
밥 라이언 AGF인베스트먼츠 펀드매니저는 “미국 천연가스 시장은 수출보다는 내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면서 “최근 펀드에서 비철금속 비중을 25%로 낮춘 대신 천연가스를 새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라이언 펀드매니저는 또 “금 관련 주식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에 이른다”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를 늘리고 있어 중국의 수요둔화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 대한 우려는 원자재 뮤추얼펀드의 자금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원자재 뮤추얼펀드의 자금 순유출 규모는 6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뮤추얼펀드에 78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과 대조된다.
시장조사업체 브링턴하우스어소시에츠의 지난 8월 설문조사에서 투자자의 2% 만이 콩과 고무, 철광석 등 중국에 초점을 맞춘 원자재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대답했다.
올해 초 조사 당시의 15.4%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