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의 스타성공학]김구라, 독설보다 진심…'구라화법'의 진화

입력 2012-10-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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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철살인 멘트로 성공가도…과거발언 속죄 반성의 시간"

지난 4월 한 진행자가 MBC‘황금어장-라디오 스타’KBS ‘불후의 명곡’ tvN ‘화성인 바이러스’등 8개의 프로그램에서 전격하차 해 방송가를 놀라게 했다. 즉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러난 진행자가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대체불가의 이미지와 진행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김구라(42)다.

김구라는 10년전 인터넷 방송에서 말한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발언 보도로 파장이 일자 출연하고 있던 프로그램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5개월 뒤인 9월 tvN ‘택시’를 시작으로 ‘화성인 바이러스’등 방송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김구라의 복귀의 가장 큰 원동력은 다른 연예인이 흉내조차 내지 못하는 그만의 차별화된 진행 스타일과 이미지였다. 물론 이것은 김구라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매우 강력한 성공의 비결이기도 하다.

물론 김구라의 진행 스타일과 이미지에 대한 시청자와 대중, 전문가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하지만 비판을 하는 사람조차도 김구라의 개성 강한 진행 스타일의 존재감과 경쟁력은 인정한다.

▲사진=MBC 제공
김구라는 1993년 SBS 2기 개그맨으로 출발했지만 두각은 고사하고 존재감마저 드러내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무명생활을 하다 인터넷 방송 등에서 정치인과 연예인 등 유명인과 각종 비리에 독설과 막말을 퍼부어 눈길을 끌며 유명세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잡초 같은 강한 생명력을 키워왔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지상파TV에 등장해 독설과 직설의 김구라 진행 스타일을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시켰다.

김구라는 대상과 현상에 대한 치밀한 관찰과 분석, 지속적인 공부 등을 통해 대상과 현상에 대한 적확하면서도 논리적인 직설, 촌철살인적인 멘트 그리고 풍부한 자료와 사실을 예시와 근거로 한 독설, 다수의 사람들이 체면과 내재화된 검열 장치에 의해 하지 못했던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내 예능의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며 새로운 스타일의 예능 스타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김구라의 독설과 거침없는 언변은 단순히 독설을 위한 독설이 아닌 근거와 논리를 갖춘 날카로움이 있어 적지 않은 시청자가 공감을 했고 누구나 알고 있지만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차마 표현하지 못한 것, 의식하지 못했지만 듣고 나면 속 시원함을 느끼게 만드는 강점을 발휘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사진=MBC 제공
물론 김구라의 진행 스타일이 방송의 모습에 막말과 독설로 인해 시청자의 정서를 황폐화시키고 자극성을 확대재생산하는 진원지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예능의 표현수위와 소재를 확대시켰고 무엇보다 예능에 대한 과도한 도덕적 인식의 엄숙주의를 깨는 순기능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주철환 jTBC 콘텐츠 본부장은 “사실 눈 감고 들으면 김구라의 말은 독설보다 직설에 가깝다. 너를 낮추어서 내가 올라간다는 게 아니라 약점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의 가면을 벗겨 더불어 편안해지자는 게 최근의 ‘구라식’ 화법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김구라만의 경쟁력 있는 진행 스타일과 멘트에 오랜 무명생활에서 쌓은 잡초 같은 강한 생명력과 빠른 적응력 그리고 정리력으로 게스트에서부터 메인MC까지 다양한 능력을 능수능란하게 보여주는 점도 김구라의 예능 스타로서 성공의 밑거름이다.

김구라“저는 일반적으로 성공한 연예인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어요. 이에 대한 콤플렉스도 있고 밑바닥에서부터 올라가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어요. 이런 과정에서 다른 연예인과 차별화된 캐릭터가 형성됐고 이것이 제 이미지를 각인됐지요. 분명 제 캐릭터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사람도 비판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저는 조금만 부분이라도 예능의 트렌드를 넓혔고 표현의 수위를 확장했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기존 캐릭터의 장점을 버릴 생각은 없어요. 이것을 더욱 발전시키고 대중이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변화를 모색할 생각입니다 ”

김구라는 또 다른 비상과 성공을 준비하고 있다. 방송에 복귀하면서 그를 옥죄었던 과거의 발언에 대한 가슴앓이를 털어내고 그가 한시기 예능 트렌드를 선도했던 독설과 직설의 의미있는 스펙트럼 확장과 진화를 꾀하고 있다. 화려한 성공 뒤에 갑자기 찾아온 좌절 속에서 다시 일어선 김구라는 “나에게 이런 반성과 각성의 시간이 없었다면 나란 인간은 머지 않아 어쭙잖은 성공에 도취되어 망가져 버렸을 것이다. 세상을 만만하게 보고 사람 훅 가게 만든다는 일명 쓰리만(오만, 교만, 기고만장)에 사로잡혀 설쳤을 것이다. 유치원에서 배웠던 지극히 평범한 진리들을 망각한 채 호되게 당할지도 모를 일이다”라고 했다. 성공의 또 다른 강력한 무기를 체득한 것이다. 만날 때마다 “아버지 제사 때 항상 다짐을 합니다. ‘내년 제사에도 당당하고 좋은 모습으로 제사를 지낼 수 있게 노력 하겠다’고요”라는 다짐을 앞으로의 계획대신 말하는 김구라는 “(막말파문과 방송하차 등으로 인한) 내 고민이 깊으니 오히려 다른 사람의 고민도 들어줄 수 있는 진심 담긴 여유가 생겼습니다. 전 지금 이상하게 희망적입니다. 앞으로 독설대신 진심으로 다가가겠습니다”고 말한다. 그런 말을 하는 김구라이기에 방송 복귀후의 그의 활약과 그가 이뤄갈 성공이 어떤 모습일까가 기대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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