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세계 경제 위기를 해결하려면 각국이 중장기 재정건전화와 단기적 경기회복 지원 간의 상충(trade-off)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합의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12일 일본 도쿄 동경국제포럼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세계 경제위기 해법을 제시했다. 주요국들의 신용등급 하락에도, 국제 3대 신용평가사가 올해 한국의 신용등급을 연달아 상향 조정한 것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점진적인 재정건전화를 추진하되, 단기적으로는 탄력적인 통화정책 운용 등을 통한 경기부양을, 중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 제고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제의 하방 위험이 여전히 큰 상황”이며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그동안 글로벌 성장을 이끌어왔던 신흥국의 경제성장세도 둔화함에 따라 예상보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가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기의 진원지인 유럽에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위기 진화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비(非) 유럽 국가의 선진국들은 재정건전화 계획을 마련해야 하며, 신흥국은 위기대응능력을 확충하고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다층적인(Multi-layered) 국제 정책 공조를 강화할 것을 제언하기도 했다. 세계 경제 통합으로 한 나라의 경제상황과 정책이 전 세계에 상당한 파급력(spillover)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IMF 출자할당액(쿼터)과 지배구조 개혁과 관련해서는 2010년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에서 합의한 ‘2010년 개혁안’ 이행을 위해 각 회원국이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추진할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