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강혁 부국장 겸 산업부장 "우리가 포스코를 문제 삼는 이유"

입력 2012-10-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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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POSCO) 역사는 한국경제 성장사나 다름없다.

제철보국(製鐵保國) 의지 하나로 일본으로부터 1240억원의 청구권 자금을 끌어와 지금의 세계3위 글로벌 철강업체를 만들었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던 시대에 당시 포항제철은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한 첨병기업 이었다.

때문에 포스코는 국민들에게 남다른 기업이다. 경제성장의 과실을 열리게 한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다.

국민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탈바꿈 한 이후에도 포스코를 향한 국민들의 감정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포스코가 세계무대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보도를 접할 때 마다 국민들은 뿌듯함을 느낀다.

본지가 최근 일련의 보도를 통해 포스코에 채찍을 댄 것은 포스코가 국민과 주주의 기대에 반해 비정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의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결정으로 회사가 크게 흔들리고 글로벌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009년 정준양 회장 취임 이후 계열사는 무려 41개나 늘렸다. 문제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18곳은 자본잠식에 상태에 빠졌으며 6개는 적자기업이라는 사실이다. 신(新) 성장 동력 확충을 명분으로 인수한 회사들이 되레 포스코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정 회장 취임 전 두자릿수를 보였던 재무제표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고 부채비율은 증가했다. 글로벌 신용등급과 주가가 하락한 데는 이처럼 경영실적이 악화된 것도 한 몫 했다. 투명경영의 대명사였던 포스코가 이들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사회의 반대 의견은 단 한건도 없었다.

대우인터내셜널과 함께 포스코가 성공적인 M&A로 내세웠던 성진지오텍 인수과정은 더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회사를 부도 위기로 몬 경영자에게 특혜성에 가까운 금전적 이득을 주면서까지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이 회사에 대한 자체 경영진단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고 이 내용이 외부로 발설될까 ‘쉬쉬’ 하고 있다.

본지가 개연성을 갖고 추적 취재하는 것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권력 상층부와 관계가 있었냐는 것이다. 권력 상층부와의 교감 내지는 외압이 ‘보이지 않는 손’ 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정준양 회장이 현 정권과 가깝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5월 언론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천신일 세종나모 회장이 정 회장을 포스코 회장으로 만드는데 깊게 관여한 것으로 보도했다.

특히 천 회장은 당시 경쟁자였던 윤석만 전 포스코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 뜻이니 바꿀 수 없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준양 회장은 정권 말기에 들어서자 인수한 계열사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기업을 인수했던 의도나 과정 등에 물음표가 있는 한 구조조정 계획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힘든 상황이다. 항간에서 “정권 말기에 흔적을 지우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는 것 아니냐” 고 의구심을 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본지 보도에 대해 포스코측에서 간접적으로 반론을 주장한 내용은 본지가 판단하기에 큰 흐름과 관계없는 지엽말단(枝葉末端)적인 사안이다. 본지의 관심은 포스코가 왜, 무엇 때문에 글로벌 기업답지 않은 경영행보를 걷고 있냐는 것이다. 포스코의 미래 뿐 아니라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이것은 밝혀져야 하고 심판받아야 한다.

지난 1992년 故박태준 명예회장은 故박정희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면서 “지난 4반세기 동안 연 인원 4000만명이 땀 흘려 이룩한 포항제철이 이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철강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고 말했다.

그렇다. 포스코는 국민의 땀이 깃든 기업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관심을 갖고 소중히 키워나가야 한다. 행여나 권력의 욕심이나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의해 좌지우지 되면 안 된다. 이런 이유로 본지는 포스코를 향해 ‘애정의 매’를 든 것이다. 포스코가 초심으로 돌아갈 때 까지 본지는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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