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학습지 교사들과의 위탁사업 계약을 해지한 노동행위의 부당함이 인정돼 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를 구제하지 않은 정부의 행위는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박태준 부장판사)는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과 전직 재능교육 교사 8명이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소송에 앞서 노조와 교사들은 재능교육이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했다며 서울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각각 각하, 기각된 바 있다. 교사들은 계약 해지가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에 해당하며,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교사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재능교육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구제신청의 자격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중노위가 부당해고 부분에 대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등한 교섭력 확보를 통한 노동자 보호라는 노동조합법의 입법취지와 교사들이 근무 대가인 수수료만으로 생활하면서 상당한 정도로 재능교육의 지휘·감독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서의 성격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재능교육이 교사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은 노조에 가입·활동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것이어서 노동조합법상의 부당노동행위인 만큼 무효”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민노총 관계자는 “일단은 환영한다”면서도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승소했지만 부당해고에 대해서는 기각이라는 아이러니한 판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