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전용기는 지난해 이건희 회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스위스와 독일 등 유럽 전역을 날아다녔다. 이재용 사장 역시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장례식에 참석키 위해 전용기를 이용했다. 지난해 가장 바쁜 회장님 전용기로 손꼽히기도 했다.
이러한 회장님의 전용기 역사는 이제 막 10년을 넘었다. 지난 2000년 삼성전자가 국내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전용기를 도입했고, 이후 전용기는 각 기업 총수들의 날개가 됐다.
현재 재계에선 삼성전자와 현대차, SK, LG, 한화그룹 등이 전용기를 운용하고 있다. 대부분 보잉사의 비즈니스 제트기 737 기종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미주지역까지 날아갈 수 있는 항속거리를 갖춰 국내에선 대표적인 비즈니스 제트기로 손꼽힌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지난해 4월 미국에서 비행중 지붕이 뜯겨져 나가는 동체 균열사고을 일으킨 여객기가 보잉 737이다.
보잉 737은 1968년 초도비행을 시작한 보잉의 대표적 중장거리 제트 여객기다. 사고 당시 지붕이 뚫리면서 기내 산소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몇몇 승객과 승무원이 산소부족으로 기절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후 국토해양부는 국내 항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사 기종에 대한 일제점검에 착수했다. 사고 항공기는 737계열의 737-300 기종이다. 이후 나온 737-400과 737-500 기종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재계의 전용기 역시 737 계열의 항공기다. 각 기업별로 문제가된 737-300부터 가장 최신형인 737-900까지 다양하다. 국토해양부는 당시 “문제가된 737-300과는 별개지만 안전을 위해 400과 500기종까지 점검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반면 사고 여객기가 장거리 노선 운행중 발생했다는 점에서 총수들의 장거리 여행은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최근 재계 통수들의 해외출장, 그것도 장거리 운항이 잦아지면서 그룹 안팎의 이런 불안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항공전문가들은 안심해도 좋다는 반응이다. 한 전문가는 “737 기종은 이제까지 가장 많이 운항해온 여객기 가운데 하나다. 사고 소식이 종종 들리는 것은 그만큼 많이 팔렸고 이용되기 때문”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5초에 한 대씩 이륙하고 있는게 보잉 737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