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제품·건자재 제조업체인 후너스가 1년 반만에 다시 주인이 바뀌면서 ‘최대주주 먹튀’ 논란에 휩싸이며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몫이 됐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후너스는 전거래일 대비 15%(1020원) 하락한 5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후너스의 지분을 취득한 유아이가 1년 2개월만에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면서 먹튀 논란이 일자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한 것이다.
최대주주인 유아이는 후너스 주식 444만4445주(24.8%)를 평주개발에 1주당 6750원, 총 300억원에 매각했다. 유아이의 후너스 주식 매수단가가 1주당 4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2개월 만에 100억원의 차익을 얻은 셈이다. 이에 앞서 유아이는 보유하고 있던 온콜리스바이오파마의 지분을 후너스와 후너스 바이오에 매각한 바 있어 이 과정에서도 상당한 차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날 가전제품 생산업체 리홈은 이평희 대표이사가 자사 보유주식 1만주(0.03%)를 전량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대주주 주식 매각은 리홈이 장중 3134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찍던 지난 13일 이뤄졌다. 주당 매각 가격은 3028원이다. 이후 리홈은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19일에는 지난 12일 종가(3005원) 대비 10.5% 하락한 2690원을 기록했다.
개미들의 통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대선테마주로 분류된 미래산업도 같은 사례다. 벤처1세대로 꼽히는 정문술 미래산업 고문이 지난 9월 14일 자신이 보유한 미래산업 주식 2254만6692주(지분 7.49%)를 장내 매각했다. 부인 양분순씨도 139만159주(0.46%)를 함께 처분했다. 매도 단가는 1785원으로 이들 부부는 427억원가량을 손에 쥔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권순도 사장과 권국정 이사도 각각 60만주와 14만2000주를 처분해 10억원과 2억5000만원 차익을 실현했다.
정 고문은 지분을 매각한 뒤 4거래일째날 이 같은 사실을 공시했다. 미래산업은 정 고문이 안철수 대선 후보와 친분이 있다는 설이 돌면서 ‘안철수 테마주’로 꼽혀 올 초 300원대이던 주가가 급등해 9월13일에 2075원까지 치솟았다. 정 고문측의 대량 매도 이후 주가는 급락해 현재 5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이상 급등 상장사는 급등 이후 대주주 지분 매각 공시가 나오고 주가는 급락하는 등 패턴이 거의 대부분 똑같다”며 “주가를 예측할 수 없는 급등 테마주는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가 급등을 고점 매도의 기회로 활용하는 대주주들의 지분 매각 행태에 대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지만, 개인 투자자들도‘묻지마 투자’를 지향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