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의 수장 조재민 대표는 흔들림 없는 운용 철학을 고수하기로 유명하다.
그가 항상 강조하고 내세우는 건 3년 이상 펀드의 장기투자 성과와 잘하는 핵심분야 역량을 키우자는 것. 조 대표가 취임 이래 KB자산운용을 업계 최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것도 그가 경험한 금융업 경력과 무관치 않다.
사실 그는 내로라하는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주식운용을 비롯해 외환과 채권영업을 두루 경험한 금융 전문가다. 조 대표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 경영학 석사(MBA)를 거쳤다. 그는 MBA를 졸업한 후 1989년 씨티은행의 외환딜러를 시작으로 금융업과 첫 인연을 맺는다. 1995년부터는 동양종금의 딜링룸 근무를 거쳐 1997년부터 홍콩 엥도수에즈은행과 스탠다드은행에서 채권 딜러로 근무했다.
그가 외환 영업을 시작한 1980년대 후반에는‘플라자 합의’이후 달러 약세 국면이 절정을 치달으며 기업들의 환거래가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던 시기였다. 당연히 그때 경험하고 만난 고객들과의 인연과 경험은 현재 조 대표가 최고경영자(CEO) 생활을 하는데, 많은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조 대표는 “공교롭게도 채권 영업 딜러를 하던 90년대 후반에는 이머징마켓(신흥국) 채권 붐이 일었었고, 근무하던 홍콩은 아시아 자본시장의 꽃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국가의 채권 영업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생각해 보니 외환과 채권 등 각 시대마다 활황이던 모든 업무를 경험해 봤고, 그에 대한 경험이 주식운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뿌리가 된 것 같다”고 회고했다.
실제 1999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CEO를 시작으로 주식 전문가로 제2의 인생을 연 시기도 한국에서 IT버블과 적립식 펀드의 붐 등 증시가 본격적인 활황세를 연 시기와 궤를 같이한다. KB자산운용에는 2009년부터 합류했다.
그가 평소 좌우명으로 삼는 것은 “자기 관리를 잘하자는 것”이다. “성공하는 데 있어서 생활과 모든 행동에서 늘 강조하는 게 바로 자기 관리입니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업무에 집중을 하고, 성과를 내서 인정을 받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소신 있는 열정으로 KB자산운용을 국내 대표 운용사로 키워낸 조 대표의 뚝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