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인 녹십자홀딩스의 전신은 1967년 설립된 수도미생물약품판매주식회사다. 1969년 극동제약으로, 1971년 녹십자로, 2004년 녹십자홀딩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녹십자는 주력회사로 2004년 녹십자상아에서 지금 회사명으로 바뀌었다.
현재 녹십자홀딩스는 전체 계열사의 경영전략 수립과 조정, 신규 전략사업 진출, 출자자산의 포트폴리오 관리 등을 맡고 있으며, 녹십자 및 각 자회사는 의약품의 제조·판매 등 실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녹십자그룹의 상장사는 녹십자홀딩스, 녹십자, 그리고 올해 8월 인수한 면역세포치료제 전문회사인 이노셀까지 총 3개다. 녹십자홀딩스는 녹십자 외에 녹십자헬스케어, 녹십자이엠, 상아제약, 녹십자홍콩법인(GCHK) 등 6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다. 특히 자회사였던 녹십자생명보험은 올해 현대자동차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빠졌다. 녹십자는 녹십자백신, 녹십자MS, 지씨에이치앤피(GCH&P), 지씨제이비피(GCJBP) 등 6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허일섭 회장의 꾸준한 지분 매입…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 가능해 = 녹십자그룹은 1961년 설립된 한일시멘트의 창업주인 고(故) 허채경 회장이 그의 둘째 아들 고(故) 허영섭 회장과 함께 발전시킨 회사다. 2009년 허영섭 회장이 타계하면서 고 허채경 회장의 다섯 아들 중 막내인 허일섭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 받았다.
고 허영섭 회장은 부인 정인애씨와의 사이에 성수·은철·용준씨 등 3남을 두고 있다. 현재 허은철씨는 녹십자 부사장을, 허용준씨는 녹십자홀딩스의 부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
허일섭 회장은 녹십자홀딩스의 지분 10.88%로 최대주주이며, 녹십자 1.55%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부인 최영아(보통주 0.31%, 우선주 3.22%)씨와 세 아들 진성(0.25%)·진영(0.25%)·진훈(0.21%)씨 등도 녹십자홀딩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홀딩스는 녹십자 지분 50.25%와 함께 녹십자이엠(94.00%), GCHK(82.78%), 상아제약(100%), 녹십자헬스케어(94.64%), 지씨웰페어(70.00%)를 갖고 있다. 녹십자는 녹십자MS(53.66%), 녹십자백신(98.67%), 이노셀(23.43%), GCH&P(70.80%), GCJBP(51%)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백신종가’ 녹십자,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주력 중 = 녹십자그룹의 사업 부문은 제약·제조 및 판매, 헬스케어, 재단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중 녹십자를 중심으로 하는 제약·제조 및 판매 부문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녹십자의 매출액은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액 8674억원에서 80% 이상 규모로 녹십자 실적이 그룹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녹십자의 경영과 실적에 따라 그룹 전체의 위험도가 좌우된다.
기회 요인으로 제약산업은 기술 집약도가 높은 첨단기술 산업의 한 분야로서, 차별성 및 기술에 따른 독점성이 강해 막대한 투자에 따른 위험과 동시에 부가가치가 크다.
이런 차원에서 녹십자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눈에 띈다. 헌터증후군 치료 효소 제제인 ‘헌터라제’,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F’, 자가면역질환, 중증 감염증 등 면역·감염 관련 질환 처방제 ‘아이비(IV)글로불린SN’ 등 새로운 바이오 의약품으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 중이다. 특히 올해 8월 이노셀을 인수하면서 항암 세포치료제 시장에도 진출하게 됐다.
한편, 국내 제약업계는 물질특허 및 시장개방의 영향으로 해외 선진 제약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오리지널 제품으로 무장한 다국적 제약사는 의약분업을 계기로 국내시장 점유율을 급팽창시키고 있다. 또 올해 4월부터 시행된 약가일괄 인하정책, 한미 FTA협약 등의 요인이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