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그룹에는 특별한 사외이사들이 있다. 국내 10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전직 검찰총장 출신 사외이사를 2명이나 두고 있는 것. 주인공은 정구영·이명재 사외이사다. 특히 두 명의 전직 검찰총장은 국내 기업 사외이사 중 장수 사외이사로 통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홀딩스는 지난 1999년 정구영 전 검찰총장(1990~1992년 재직)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정 전 총장의 녹십자홀딩스 사외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정 전 총장은 현재까지 재직 기간만 13년에 이르고 있다. 31대 검찰총장을 역임한 이명재 전 총장도 지난 2004년부터 그룹 주력사인 녹십자의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 전 총장도 재직 기간이 8년에 이르는 등 현재 상장사 장수 사외이사 중 한명이다. 녹십자그룹이 내놓은 전직 검찰총장에 대한 대우도 섭섭하지 않은 수준이다. 최근 3년간 녹십자홀딩스가 정 전 총장에게 지급한 보수는 연간 6300만~6500만원이다. 그러나 정 전 총장이 현재 75세 고령임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사외이사직을 맡게 될지는 미지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정 전 총장의 뒤를 잇는 새로운 전직 검찰총장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전 총장은 매년 녹십자로부터 6300만~6700만원의 보수를 받고 있다. 이 전 총장의 임기는 2014년 3월까지다.
한편 국내 상장사 사외이사 중 역대 검찰총장 출신으로는 24대 김두희 총장, 32대 김각영 총장, 33대 송광수 총장, 34대 김종빈 총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김두희 전 총장은 현재 한국컴퓨터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다. 연간 보수는 2500만원 수준이다. 김각영 전 총장은 연간 5300만원의 보수로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에 재직 중이다. 송광수 전 총장은 현재 GS리테일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GS리테일의 사외이사 1인당 연간 평균 보수는 4100만원이다.
김종빈 전 총장은 4700만원의 보수를 받고 있다. 현재 CJ오쇼핑 사외이사이자 회사 감사위원이기도 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 출신들은 특유의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